계속되는 발리예바 패싱, 기록에 '*' 붙인다…IOC 공식기록 불인정

기사등록 2022/02/16 14:31:51 최종수정 2022/02/16 16:21:55

IOC 대변인 "기록 옆에 '별표', 잠정적 기록으로 표현"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앞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15. bjko@newsis.com
[베이징=뉴시스]김주희 기자 = 이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우승 후보'는 없었다.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우승하더라도 기록은 인정받지 못할 전망이다.

마크 아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16일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일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의 여자 싱글 최종 기록에 대해 "결과 옆에는 별표가 붙을 것이다. 잠정 기록으로 표현된다"고 밝혔다.

'신기록 제조기'로 불리며 추앙받던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9일 불거진 도핑 스캔들로 한순간에 추락했다. 국제검사기구(ITA)는 지난해 12월말 열린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 기간 중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를 나타내는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충격과 실망이 교차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CAS의 결정으로 발리예바는 15일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 예정대로 나섰고,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등 82.16점을 얻어 1위로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가 연기를 마치고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2.02.16. bjko@newsis.com
하지만 이에 앞서 IOC는 발리예바가 3위권 안에 들 경우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발리예바의 기록을 아직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17일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후 순위가 정해진다 하더라도 발리예바는 '논외'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아담스 대변인은 "(발리예바의 기록은) 잠정 기록으로 표현된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리예바가 입상할 경우 경기 다음날 열리는 메달 시상식은 물론 경기 직후 열리는 플라워 세리머니도 진행되지 않는다.

발리예바로 인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다른 선수들도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아담스 대변인은 "(추후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련 선수들과 대화해 적절한 이벤트 혹은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세리머니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은 도핑 위반이 적발된 발리예바의 출전으로 큰 비난에 맞딱뜨렸다. CAS의 결정에 따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IOC도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카밀라 발리예바가 연기하고 있다. 2022.02.15. yesphoto@newsis.com
아담스 대변인은 "아직 결론이 난 게 아니다. 발리예바의 B샘플은 개봉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일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가 열렸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OC는 다른 모든 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룰을 지켜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해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란 뜻을 밝혔다.

한편 아담스 대변인은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에 분노를 표한 미국 육상 스타 샤캐리 리처드슨의 케이스는 이번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도핑테스트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다. 결국 도쿄올림픽 개막을 약 2주 남기고 1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아담스 대변인은 "모든 케이스는 다르다. 이번 일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며 "리처드슨은 올림픽 이전인 6월18일에 도핑 양성 결과가 나왔고, 올림픽 전 결과가 통보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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