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 학대 후 방치…숨지게 한 혐의
20대 부부, 1·2심서 각 징역 25년 및 7년
남편 불복해 상고…대법원서 형량 확정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생후 약 2주가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 2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살인,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2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아들 C군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의 부인인 B(23)씨와 결혼한 뒤 아들과 딸을 뒀다.
평소 B씨는 A씨가 쉽게 기분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들 C군을 혼내달라'는 취지로 말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기 힘들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3일 허벅지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달 5일 C군이 잠들지 않는다며 '엄마랑 자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B씨에게 던진 혐의가 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2월7일 신생아인 C군을 높이 들어올려 흔드는 이른바 '비행기 놀이'를 한 뒤 B씨에게 던졌고, C군은 침대 나무 프레임에 정수리를 강하게 부딪쳐 뇌출혈이 발생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이 사고로 C군은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A씨는 다시 폭행하고 B씨와 함께 막걸리를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다음날에는 찾아온 지인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지만 "별일 아니다"고 말한 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신 혐의를 받는다.
C군이 이상증세를 보인 지 3일째가 되던 날 A씨는 인터넷으로 '멍 없애는 법'을 찾는 등 범죄 증거를 지우는 방법을 알아봤을 뿐, C군을 병원에 데려가거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C군은 태어나서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나야 마땅함에도, 친부모인 A씨 등에 의해 학대를 당하다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14일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라며 "자신들이 낳은 핏덩이 앞에서 행한 비인간적이고 참담한 범행에 대해 부합하는 형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C군의 사망은 A씨 등의 적극적인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직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B씨는 C군을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친 상황이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5년을, B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2심도 "A씨는 119 신고에서부터 수사기관까지 C군의 사망원인에 대해 거짓진술을 하거나 B씨 등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도 "치료를 받는 등 정서적으로 미숙한 상태로 보인다"며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A씨만이 2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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