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덕분에 피카소 '아비뇽 처녀들' 탄생"

기사등록 2022/02/14 10:33:25

서민아 KIST 연구원 '빛이 매혹이 될 때" 출간

[서울=뉴시스] '빛이 매혹이 될 때'. (사진=인플루엔셜 제공) 2022.02.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알록달록 무지개색은 황홀함 그 자체다. 무지개는 빛이 공기 중 물방울에 반사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셰익스피어는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다른 색을 첨가하는 일은 무의미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빛이 매혹이 될 때'(인플루엔셜)는 빛을 연구해온 과학자들과 빛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자 했던 미술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저자인 서민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인류의 눈부신 도약의 순간에 언제나 '빛'이 있었다"며 '빛의 물리학'이 어떻게 예술과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켰는지를 논했다.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는 언제나 같다는 사실에서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을 밝히자, 예술가들은 여러 시점이 중첩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나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과 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고흐는 다른 빛의 화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끊임없이 빛을 좇으며 끓어오르는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어쩌면 빛과 색채의 비밀을 풀어내려는 물리학자들의 연구와 노력이 없었다면 고흐가 즐겨 사용한 강렬한 색의 대비와 점묘법은 탄생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뉴턴에게 '본다는 것'이 하나의 자연현상이라면, 괴테에게는 인간의 심리적 작용이 더해진 인식 활동이었다."

"최근에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극도의 검정이 등장하기도 했다. '반타블랙(vantablack)'이라는 물질인데 빛을 99.965% 흡수해 사실상 우리가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완벽한 검정을 구현한다. 이 극도의 검정은 빛을 모두 흡수해버려 산란과 반사가 없으므로 물질의 입체감을 완벽하게 없애버리고 2차원의 평면으로 보이게 한다."

서 책임연구원은 "빛에 관한 과학자들과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연구를 위해 3년 반 동안 머물렀던 미국 뉴멕시코주에서였다"며 "태초의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뉴멕시코주의 별명은 '매혹의 땅이다. 이곳에서 빛에 관한 연구를 하며 보고 느꼈던 것들이 다시금 아름다운 빛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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