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현 임하은 기자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택배노조는 12일 오전 11시께부터 CJ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108배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사측에 파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 측은 현재 약 200명의 노동자가 사흘째 본사 안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택배 노동자 108명, 조계종 승려 5명이 행사를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추가로 모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양한웅 조계종 사노위 집행위원장은 "47일째 택배노조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종교를 떠나서 노동자를 위해 힘을 모으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점거농성을 주도 중인 김인봉 택배노조 사무처장은 108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본사 안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다른 택배 노동자들과 함께 본사 3층에서 집단적으로 결의를 높이고 있다고 말하며 "종교계, 시민사회에서 중재, 규탄을 해주고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다른 택배노동자들과 함께 108배를 올린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2월15일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노사간 합리적 관계를 만들어 대화로 상생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113명의 참가자들은 오전 11시25분께부터 승려들의 죽비소리에 맞춰 108배를 진행했다. 약 20분만에 108배를 마친 이들은 종교의식에 따라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택배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말부터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마련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 요금을 170원 인상했으나, 사측이 이중 56원만 합의 이행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000억원 가량을 추가 이윤으로 챙겼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합의 체결 전인 지난해 4월 작업환경 개선·첨단기술 및 설비투자·미래투자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택배비를 인상했으며, 실제로 오른 금액은 140원 정도이고, 이중 절반인 70원 가량이 택배기사 수수료로 배분됐다고 반박했다. 또 택배노조를 교섭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택배노조 측 200여명은 지난 10일 CJ 대한통운 본사건물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 취지에 대해서는 "사측이 아무런 문제 해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 좀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원들은 본사 1~3층을 점거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은 보안요원 등을 동원해 4층 이상에 대한 진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11일 출근하지 않도록 조치한 상태다.
건물 점거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 측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며 크고 작은 부상자가 발생해 사측이 택배 노조를 재물손괴,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주요 경제단체들이 성명을 내고, 노동계에서도 자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폭력행위는 물론 쟁의권 없이 파업하거나,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불법태업 행위 등에 가담한 조합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rainy7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