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따라 신속항원검사 5천원 vs 4만원? "무증상은요?"

기사등록 2022/02/11 06:00:00 최종수정 2022/02/11 10:30:43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 제각각 …무증상은 터무니 없이 비싸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 진단검사 및 치료가 시작된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병원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부터 고위험군 중심으로 동네 병·의원까지 참여하는 검사와 치료체계 전환이 전국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2022.02.03.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증상 없으면 4만원, 증상 있으면 5000원이라네요. 무증상 확진자도 있는데 황당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진단검사 체계가 전환된 지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제각각인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증상 시민이 검사를 받을 경우 내야하는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기도와 병원 등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한 새로운 검사체계에 따라 지난 3일부터 선별진료소 PCR검사는 고위험군(60세 이상 고령자, 밀접접촉자 등)만 가능하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도민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이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양성일 경우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의료기관별 검사비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검사비용이 무료지만,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지정된 동네 병·의원은 진료비를 내야 한다.

제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3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진찰료, 신속항원검사료 등 건당 5만5920원의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발열·호흡기 증상자, 의사진단 결과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등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본인부담은 의원 5000원, 병원 6500원, 종합병원 9100원 등이다.

증상이 없는 시민이 검사를 받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고,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에서 비용을 결정하게 된다.

즉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지만 증상이 없거나 기관에 제출하는 등 개인적으로 '음성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4만원부터 7만원까지 제각각이다.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병·의원을 방문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전날 검사를 받은 이모(35)씨는 "회사에 확진자가 발생해서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확진자 접촉은 상관없고, 증상 유무로 가격이 달라진다고 하니까 황당했다. 가격도 4만원은 너무 비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상이 없어도 '목이 아프다'고 하면 5000원에 해주는 것 아니냐. 모르고 병원에 간 사람들은 비싼 비용을 내야하는 것 아닌가.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27·여)씨는 "3만~5만원씩 내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바에는 아무리 걱정돼도 차라리 안 받고 말지 라는 생각이 든다. 비용이 무서워서 검사 받겠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제각각인 검사 비용에 비용 저렴한 병원을 공유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보건소는 대기가 길 것 같아 병원에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고 했는데 증상이 없다고 하니까 5만5000원~3만5000원 등 병원마다 다르더라. 뭣도 모르고 증상 없다고 했는데 비용이 비싸졌다"고 불평했다.

검사를 진행하는 일선 병원에서도 난처하다는 반응이다. 원칙적으로 증상 유무를 구분해 비용을 청구해야 하지만 명확하게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원의 한 호흡기 지정 의료기관 관계자는 "증상이 있는 경우 5000원, 없는 경우 5만5000원의 비용을 받고 신속항원검사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실제 증상이 없더라도 '목이 아팠다', '콧물이 난다'라고 하면 그냥 5000원만 받고 검사 해드린다. 명확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증상자는 보건소로 가야하지만 줄이 길고 접근성이 떨어져 병원으로 오는 분들이 많다. 키트가 무한정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차이를 두고 비용을 받는다"고도 했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증상 여부에 상관없이 보험 적용이 되는 비용(5000원~9100원)만 받고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다른 호흡기 지정 의료기관 관계자는 "일일이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병원에 온 환자들은 증상이 있다는 전제 하에 5000원에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급여기준에 따라 코로나19 발열·호흡기 증상자, 의사진단 결과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등이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 방문한 경우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증상의 경우는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에서 비용을 책정하기 나름이다. 적으면 4만원에서 7만원까지 다른 걸로 안다"며 "얼마에 책정하는 것까지 심사평가원에서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