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팅·쇼트트랙 값진 메달 소식
판정 시비 휘말렸던 황대헌 '금'…"멘탈 대단"
선수들 SNS, 경기 영상에도 응원 댓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베이징동계올림픽 빙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틀 연속 메달을 따내며 각종 악재로 침체됐던 올림픽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시민들은 편파 판정 논란과 부상을 딛고 일어선 선수들을 향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날(9일)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황대헌 선수는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다.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기뻐함과 동시에 선수들의 정신력을 치켜세웠다. 황 선수는 지난 7일 1000m 준결승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아 결승행이 좌절된 바 있다. 이준서 선수도 이어진 경기에서 실격 처리됐으며, 박장현 선수는 준준결승전에서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예선부터 경기를 '본방 사수'했다는 이모(62)씨는 "며칠 전 부당하게 탈락한 것 같은 선수가 메달을 따니까 더 값지게 느껴진다"며 "지나간 판정에 영향받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게 멋지다"고 말했다.
강모(27)씨 또한 "이번 올림픽이 '혐중' 논란 등 경기 외적인 걸로 이슈가 돼서 그간 선수들의 노력이 가려질까 안타까웠는데 전날 경기를 계기로 선수들이 더 조명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메달 소식을 반가워했다.
윤모(27)씨는 "결승전에 우리 선수들이 세 명 모두 올라간 것만으로도 이미 감격스러웠다"면서, 같은 날 경기를 치른 여자 선수들에 대해서도 "계주와 개인 경기에서 선전해서 그동안의 경기로 인한 피로도가 내려갔다. 마지막까지 힘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앞서 지난 8일에도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 선수가 남자 1500m 경기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기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김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아시아 선수 중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씨는 "금이 아니어도 충분하다. 키 큰 서양 선수들 사이에서 그만큼 한 게 어디냐"며 "이틀 연속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으로 재밌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선수들의 SNS와 경기 영상에 응원 댓글이 무수히 달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보면서 정말 포효했다. 대한민국 응원 팻말까지 만들어 들고 보고 있는데 너무 기쁘고 속이 뻥 뚫렸다", "어려운 상황을 딛고 일어나 정직하고 청렴하게 딴 메달이라는게 중요한 거다. 자랑스럽습니다"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선수들의 선전에 따라 올림픽 관심도도 올라가는 모양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11시께 지상파 3사가 중계한 베이징올림픽 여자 1000m와 3000m 계주, 남자 1500m 경기 시청률 합계는 29.6%다. 같은날 네이버 스포츠 라이브 중계에선 한때 동시접속자 수가 40만명을 넘기도 했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피겨, 스켈레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루지 종목에 출전한다.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기대를 받는 쇼트트랙의 경우 오는 11일 여자 1000m 결승이 있고, 13일에는 남자 500m 결승, 여자 3000m 계주 결승이 벌어진다. 16일에도 여자 1500m, 남자 5000m 계주 메달 결정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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