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세계인의 겨울 축제로 기대를 모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식 한복 논란, 쇼트트랙 판정 논란 등으로 인해 국내에선 '반중 올림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한국 선수단은 7일 쇼트트랙 종목에서 억울함에 울분을 삼켰다.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체대)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각각 1조 1위와 2조 2위를 차지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심판진은 두 선수가 경합 과정에서 반칙을 했다고 판단했다. 공교롭게 황대헌과 이준서 대신 중국 선수들이 결승행 티켓을 가져갔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홈 텃세의 수준을 넘어 메달을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심판위원장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또 8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하고,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다시는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조하겠다는 이유다.

한국 선수를 향한 페널티 조치가 중국 선수들에게 수혜로 이어지면서 개최국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불편하다.

'중국에서 열린 올림픽답다',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다', '이상한 판정이 난무하는 대회다' 등의 누리꾼들이 비판이 폭발했다.

앞서 5일 쇼트트랙 첫 종목이었던 2000ｍ 혼성계주에선 중국이 선수간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페널티 없이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고양시청)는 이 장면에 대해 "중국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을 보면 억울하고 안타깝다. 내가 꿈꿔온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론 허무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반대로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구심이 든다"며 날을 세웠다.

4일 개막식에선 한복을 입은 여성이 소수민족 대표 자격으로 출연,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 공분을 샀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중국이 개막식을 통해 무엇을 알리려는 지는 이해하겠지만 이웃 국가 한국을 생각한다면 그런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지만 '한복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복논란으로 시작해 쇼트트랙 판정 시비를 통해 반중 정서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선을 한 달 남겨둔 가운데 여아 대선 주자와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개최국 중국이 자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자칫 지나친 반중 정서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담긴 시선이 공존한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은 총 9개. 이미 중국이 2개, 이탈리아가 1개를 챙겼다. 한국은 아직 노메달이다.

남은 6종목에서 또 다른 홈 텃세나 판정 이슈, 한중 경쟁 구도가 심화될 경우, 논란이 빙판 밖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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