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 과잉 의전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공유했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이 일었다.

선대위 입장문을 표방하며 해당 언론 보도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보도에 빗대어 '악의적 프레임' '오보'로 규정하며 김씨를 감싸는 게 글의 요지였으나, 민주당은 공보단을 사칭한 허위 자료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이원욱, 김병욱 의원 등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혜경 씨 SBS, KBS 보도에 대한 선대위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이 게시글은 "'김씨에 대해 황제의전이 있었다'는 SBS 보도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김 씨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SBS는 이 보도와 관련해 얼마나 사실 확인에 노력했는지 우선 묻는다"면서 제보자가 7급 공무원이 아닌 8급 별정직인 점을 문제삼았다.

또 "실제 김혜경 씨는 A비서가 채용된 뒤 '건강관리를 맡게 됐다'며 인사왔을 때 처음 본 이후 A비서를 따로 본 적이 전혀 없다. 그 뒤 단 한번도 A비서에게 직접 일을 시킨 적이 없다. 이름도 모른다"며 "반찬 조달, 음식 배달, 의약품 구매 등을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설혹 일부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배 사무관의 지시였을 뿐이지 김씨는 관여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일일 뿐"이라고 엄호했다.

나아가 "이 사건의 얼개를 파악해 보면 A비서에게 무슨 일을 시키든 그 주체는 배 모 사무관이지 김혜경씨는 아닌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황제 의전',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는 일방적 제보를 충분한 확인도 없이 보도할 수 있는지 SBS에 묻는다"면서 "언론이 오래 전 저질렀던 악명 높은 오보였던  '김대중 대통령 일산 사저 아방궁', '노무현 대통령 진영 사저 아방궁' '노무현 명품시계 논두렁' 기사를 연상케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KBS에 대해서도 "충분한 확인노력도 없이 A비서가 제보한 탤레그램 캡처와 영수증에 의존해 터무니 없는 보도를 했고 이 후보 측에 큰 타격을 주었다"며 "SBS와 마찬가지로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보자를 겨냥해 "우리는 A비서와 국민의힘 간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밝힌다. 더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사실을 조작했거나 작은 사실을 침소봉대해 언론사에 제보했다면 그 당사자는 물론 사실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은 채 오보에 가까운 과잉보도를 했고, 그 결과로 만회하기 어려운 타격을 준 해당 언론사들에 대해서 상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이 게시글은 이날 새벽 돌연 SNS 계정에서 모두 삭제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 SNS에 게시했던 선대위 공보단 명의 보도자료는 허위 자료다. 공보단이 작성한 적도 없고 언론에 배포한 적도 없는 보도자료"라며 "해당 의원들은 공보단의 보도자료로 잘못 알고 포스팅을 하였으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공보단 관계자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의원이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은 공보단을 사칭한 글"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