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시행
병원도 "정부서 지침 내리지 않았다" 당황
"갑자기 바뀐 체계로 다들 혼란스런 모습"
"신속항원검사 오류 많다고 들어...불안해"
일부 약국선 자가키트 품절…공급 애먹어
[서울=뉴시스] 정유선 신재현 옥성구 기자 =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일부터 국내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전면 전환됐으나, 의료 현장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대응 단계' 전환에 따라 이날부터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391곳 외에 '호흡기진료의료기관'으로 신청한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RAT)로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할 수 있다.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는 해당 병·의원이나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적은 수의 병·의원이 진단에 참여하면서 병원까지 방문했지만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이 생겼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에 호흡기진료의료기관으로 신청한 동네 병·의원 중 343곳이 이날부터 진단을 적용·시행하기로 했지만, 182곳만이 이날 오전, 20여곳이 오후부터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족 중 확진자가 생겨 출근을 못했다는 네티즌 A씨는 호흡기전담클리닉 병원 리스트를 확인한 뒤 직접 찾아갔지만, 보건소에서 검사받으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병원 두 곳을 더 들렀으나 해당 병원들도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정부에서 지침을 내리지 않아서 모두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갑자기 바뀐 체계 때문에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근처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30분 대기한 뒤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도 이날 오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라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한다는 병원에 연락했으나 "아직 진단키트를 준비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B씨는 "다음 주에나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면서 "보건소는 전화 연결이 힘들고 선별 진료소는 전화번호를 구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설 연휴 직후 몰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검사를 진행하는 동네 병원과 선별진료소 앞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부천 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는 C씨는 "1시간30분 정도 기다렸다"며 "검사 결과는 5~10분만에 빨리 나와서 좋았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30대 박모씨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병원을 찾았지만 10여만원이 되는 금액을 부담한 후 검사를 받거나 선별진료소를 찾아가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현장에서 다시 한번 자가 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관리자의 감독 아래 실시한 신속항원검사만 인정하는 지침 때문이었다. 박씨는 "키트로 양성이 나오고 놀라서 아픈 몸을 이끌고 갔는데 퇴짜를 맞아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직접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해 검사하려는 인원이 몰리면서 일부 약국에서는 자가진단키트가 품절되는 등 원활한 물량 공급에 애를 먹었다.
이창준 지속가능한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 개편 추진단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방역 기준, 동선 관리, 검사실 확보, 폐기물 처리 등과 관련해 준비가 필요해 당초 오늘부터 시행하려던 기관들이 내일부터 여유를 두고 시행하려는 것 같다"며 "다음 주부터 2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 중 76.1%만 PCR 검사로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검사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양성으로 나와도 확진으로 처리하지 않고 PCR검사를 다시 하고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하지 말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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