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검사량 줄었는데 2만명대…"숨은 감염 더 많아"

기사등록 2022/02/02 13:48:50 최종수정 2022/02/02 17:21:43

연휴 기간 1만7000명대 유지하다 증가

2월 말 3월 초 정점 예상…"10만명 이상"

내일 검사체계 전환…일시적 감소 전망

RAT 양성률, PCR 5분의 1…위음성 우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 광주와 전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일 오전 광주 남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자가키트)를 받기 위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다. 2022.02.02. hgryu77@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김정현 기자 = 설 연휴 검사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일 2만명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역사회에 잠재된 무증상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설 연휴 직후 신속항원검사(RAT) 확대의 영향으로 실제보다 확진자가 덜 나온다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일 현상일 뿐이지 지역사회 유행이 커져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정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2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2만270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유행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2만명대에 진입했다. 통상 명절 등 연휴 기간 검사량이 줄면서 확진자 수도 줄어들지만, 지난달 29일부터 1만7000명대를 유지하다 지난 1일 1만8000명대, 이날 2만명대로 증가했다.

실제로 평일 검사량이 반영된 지난달 27~29일 총 검사건수는 약 66만~73만건이었으나, 연휴가 시작된 후에는 35만~43만건 수준으로 줄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 연휴 기간이라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가 적고, 연휴가 끝날 때 검사를 받을 생각인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 기간 검사자들은 (밀접접촉으로) 감염이 의심되거나 증상이 상당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아, 실제 감염자 수는 2만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봤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지난 2년간 보통 연휴에 확진자가 많이 감소했었는데 이번 연휴에는 그렇지 않고 양성률이 많이 올라갔다"면서 "검사 수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확진자 수보다 숨겨진 감염이 훨씬 더 광범위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잠재된 확진자 수가 많으면 그만큼 무증상 감염자와의 접촉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의 2~3배에 이르는 만큼 확진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감염경로가 명확한 사례는 6.2%에 불과했으며, 93.8%는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사례를 포함한 지역사회 접촉으로 확진됐다.

내일(3일)부터는 60세 이상 고령자이거나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못하고 RAT를 받게 된다. RAT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을 위해 PCR 검사 대상이 되지만 음성이 나오면 귀가한다. 이 때문에 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실제 유행 규모와 상관 없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교수는 "연휴가 끝나고 나면 확진자 수는 3만명, 5만명, 10만 명으로 쭉 올라가겠지만 3일부터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실시하는 체계를 전면 도입하기 때문에 4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는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 60세 이상 고령자는 일일 확진자의 약 8%를 차지하는 만큼 실제 감염규모는 7~8배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270명으로 집계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02.02. xconfind@newsis.com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재훈 교수는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전주 대비 2배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최소한 4주, 길게는 8주 정도 유행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당분간 (감염 규모가)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최소 1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며 "그 때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도 "(오미크론 변이가)중증도는 낮다는 것을 알고 피할 순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의료대응체계 붕괴를 피하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 만큼 2월 중후반에서 3월 초가 가장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AT의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3일부터 바뀌는 검사 방식이 실제 감염자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재차 제기됐다. 감염 초기에 RAT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접촉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국의 선별진료소에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한 첫날인 29일 4만6170건의 RAT가 이뤄졌으며, 양성 결과는 429건(0.9%)이었다. 같은 날 PCR 검사 양성률(5.1%) 대비 17.6% 수준이다.

김우주 교수는 "RAT의 민감도가 크게 낮다는 수치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방역 당국이 'RAT 음성이면 괜찮다'고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어 일종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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