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나오면 PCR 검사, 음성 나오면 귀가
감염 초기 위음성 나와도 24시 방역패스
진단검사의학회 "PCR 더 적극 시행해야"
"양성 즉시 격리, 음성 필요 시 PCR 확진"
방역 당국도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50~60% 수준으로 낮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고령자나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우선 받을 수 있고 자가검사도 선별진료소 관계자 감독이 이뤄지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방역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PCR 검사 역량을 늘리거나 신속항원검사 활용 방식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광주·전남·평택·안성 4개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검사체계가 대응 단계로 전환됐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를 배부하고, 다음달 3일부터 본격적으로 오미크론 대응단계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60세 이상 고령자와 역학적 필요성이 높은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 PCR 검사를 실시하고, 그 외에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오면 PCR 검사를 한 번 더 받고, 음성이 나오면 귀가할 수 있다. 미접종자의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24시간 사용 가능한 방역패스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가검사키트는 PCR검사에 비해 정확도와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방역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감염자라도 자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아무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 노출 기회가 커지기 때문이다.
호흡기클리닉 등 동네 병·의원에서 의료전문가가 검체를 채취하지 않고 선별진료소에서 스스로 검체를 채취하는 자가검사를 실시할 경우에는 정확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항원검사 시행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 시점에서는 성능이 우수한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으며,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1주일 이내에 항원검사를 사용해야만 민감도가 높다"면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자 고위험군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무증상자 또는 위험이 낮은 이들의 경우에도 방역수칙을 지키다가 증상이 나오면 다시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일부 확산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고위험군은 감염 초기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 판정으로 인해 적정 치료 시기 등이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항원검사 대신 바로 PCR 검사를 받는다"며 "음성 확진자도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갑정 방대본 진단총괄팀장은 전날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신속항원검사는 의료인이 시행할 때 민감도가 50~60%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한번 PCR 검사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전문가들은 감염 초기 바이러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전파력이 높아지는 만큼 방역 당국의 진단 방식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올 때 한 번 더 PCR 검사로 확진 검사를 한다고 예고했지만 반대가 돼야 한다"며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즉시 격리 조치하고, 음성 결과를 받은 이들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호전되지 않을 때, 폐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PCR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