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방송금지가처분 일부 인용…수사·사생활 방송 금지
김건희의 사회적·정치적 견해는 방송 허용…여론에 영향
국힘 "이재명 형수 욕설도 방영하라...MBC반론권 지켜라"
민주당 "본방 사수하자…국민들도 김씨를 알 권리 있다"
뉴시스 종합결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 김씨와 서울의 소리 소속 이모씨와의 통화 녹음 내용을 방송한다.
해당 녹취록은 김씨와 이씨가 6개월간 통화를 한 것으로, 총 분량은 7시간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과 본인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이씨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MBC를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은 14일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녹취록 일부는 방송하더라도 수사 관련 사안이나 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는 일상 대화는 방송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사회적·정치적 견해 등 그 외 내용은 그대로 보도될 수 있기 때문에 여야는 방송 후 여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여야는 방송 하루 전날인 15일에도 해당 녹취록 방송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MBC를 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도 방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반론권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MBC는 지난해 12월에 불법 녹음파일을 입수한 후 지금까지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에게 단문형으로 단 3개의 발언만 문자로 보낸 후 구체적인 취재 방향과 내용을 알려준 사실이 없다"며 "방송금지가처분 과정에서도 김건희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MBC 장인수 기자에게 실질적인 반론과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방송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어떠한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 장인수 기자는 지속적으로 김건희 대표에게 문자를 보내 본인에게 직접 전화를 하면 보도 내용을 설명해 주고 반론도 반영해 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김 대표의 약점을 잡았으니 내용도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MBC의 인터뷰에 응하라는 요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다시 동의 없이 녹취할 것이 뻔한데 구체적 내용 없이 무조건 전화부터 하라는 것은 취재 관행이나 윤리에도 어긋나고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이는 거대 언론사의 횡포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MBC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여느 언론사의 취재 방법과 마찬가지로, 선거본부 공보단에 구체적인 방송 내용과 함께 질문을 보내야 (김씨가) 실질적인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직전 2주 동안 연속 방송을 편성했다고 한다"며 "반론권 보장 없이 시기를 조율해가며 이렇게 방송하는 것은 선거 개입이고 공정 보도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MBC의 기획 취재 의도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반론권을 보장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여러 의혹과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보도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4일 "MBC가 공정한 언론사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녹음테이프도 같이 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본방사수를 외치며 윤 후보의 '부인 리스크'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김씨의 정치적 견해는 휘발성이 큰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손팻말 사진을 공유하며 "어젯밤한 시민의 슬기로운 메모"라며 "국민들은 공적 지위가 된 김건희씨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사진에는 "김건희 7시간 볼 수 있는 건희"라고 적혀있었다.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하는 카피라이더 정철씨도 페이스북에 "지상파 시청률 50% 이번 일요일 이거 한번 해보자"며 '#일요일저녁본방사수' 해시태그를 달았다.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법원의 방송 결정에 "대한민국 국운이 있나 보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검찰당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늘도 돕는 것 같다"며 "사실상 언론에 대한 사전검열을 요구하며 언론탄압을 자행한 국민의힘과 김건희 씨의 완패"라고 했다.
이경 선대위 대변인은 "김건희 '쥴리를 본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취재해 주세요', 윤석열 '인터넷 매체가 아닌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하라'"는 윤 후보 내외의 이전 발언을 상기시키며 "해달라는 대로 다 됐는데 왜 이리도 난리실까"라고 비꼬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