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에 우라늄 가격 오른다

기사등록 2022/01/06 11:12:25 최종수정 2022/01/06 13:03:43

우라늄, 5일 파운드당 3.25달러 상승해 45.50달러 거래

지난해 9월15일 3.75달러 상승 이후로 가장 큰 상승폭

파운드당 46.30달러 기록한 지난 11월 이후 가장 높아

세계 1위 우라늄 공급국 카자흐, 시위로 우라늄 가격↑

핵연료시장 전문가 "사우디 석유 문제 있는 것과 같아"

[알마티=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진입하는 경찰차를 막으려 하고 있다. 가스 가격 2배 인상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수도 알마티에서 경찰과 충돌했으며 다른 12개 도시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가스값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폭력 시위로 확산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2.01.05.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된 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우라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5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플랫츠, ETF분석업체 ETF트렌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우라늄 가격이 지난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거래된 우라늄은 파운드당 42.25달러에서 3.25달러 상승한 45.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15일 가격이 3.75달러 상승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거래 가격은 파운드당 46.30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11월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핵연료 시장 조사 및 분석 기업 Ux 컨설팅 컴퍼니(UxC)도 우라늄 가격이 1일 파운드당 42달러에서 45.25달러로 8% 가까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우라늄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옛 소련 국가 중 하나로, 세계 1위 우라늄 공급 국가다. 카자흐스탄에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 우라늄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UxC 대표 조너선 힌즈는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우라늄 보유자들은 가까운 시일 내라도 우라늄을 팔지 않고 보유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 당장은 부족하지 않아도 부족할 수 있다는 가능성 위에서 거래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힌즈는 "세계 1위 우라늄 공급국인 카자흐스탄의 역할을 고려하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문제가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 ET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닉 피커드는 "카자흐스탄의 불안으로 하나의 우라늄 주요 생산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국영원자력공사 카자톰프롬의 주가도 이날 8% 하락했다고 FT는 전했다.
[알마티=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가스 가격 2배 인상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수도 알마티에서 경찰과 충돌했으며 다른 12개 도시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가스값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폭력 시위로 확산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2.01.05.

이번 카자흐스탄 대규모 시위는 정부가 추진한 LPG 가격 인상에서 촉발됐다. 정부는 가격 상한제를 통해 생산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던 LPG에 대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지급 중단하는 작업을 새해 첫날에 마무리했다. 그러자 주요 도시에서 LPG 가격이 2배로 인상됐고, 이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 급등이 예상되면서 지난 2일부터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가 이날 최대 도시 알마티 시장 집무실에 난입하자, 경찰은 수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섬광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부터 빼앗은 곤봉과 방패로 무장했고, 목격자들은 경찰이 시위대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위대의 청사 난입 이후 건물에선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알마티 시내에 있는 대통령 관저로 몰려가 건물을 점령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로 향하기 전 알마티 검찰청사에도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찰 차량 33대를 포함한 차량 120대 이상과 업소 400곳 이상을 파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2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알마티=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한 시위 참가자를 연행하고 있다. 가스 가격 2배 인상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수도 알마티에서 경찰과 충돌했으며 다른 12개 도시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가스값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폭력 시위로 확산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2.01.05.

시위가 격화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알마티시 보건국은 이날 130여 명의 경찰과 50여 명의 시위대를 포함해 약 19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국영방송 카바르24에 출연해 대규모 소요 사태로 인해 보안요원 중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알마티와 누르술탄 지역에서 전화와 인터넷이 차단되면서 국내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일부 TV 채널도 방송을 중단했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시위대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토카예프는 앞서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위대는 해외에서 광범위한 훈련을 받았다"며 "그들은 건물과 기반 시설을 점거하고 있으며 소형 무기가 있는 시설과 알마티 공항의 항공기 5대도 점거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공식적인 권력 수단을 활용할 것이다. 최대한의 강경한 태도로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최대의 통신 기업 카자흐스탄 텔레콤은 이날 오후 전국의 인터넷 접속을 중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