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선호텔에서 회원화랑옥션 개최
양대 경매사에 2007년 체결 신사협정 이행 촉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화랑협회가 새해 벽두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케이옥션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오는 26일 회원 화랑들간의 프라이빗 옥션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4일 한국화랑협회는 "경매사의 무분별한 운영이 미술시장의 과열을 불러와 시장의 균형 발전을 저해하고, 유통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양대 옥션사가 상호 협의와 노력을 통한 개선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1차 시장과 2차 시장은 공존해야 한다"며 "이러한 화랑가의 주장이 단순히 옥션의 점유율 상승으로 인한 불만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랑협회는 수년간 양대 옥션사에게 한국미술시장의 발전과 올바른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 하에 상기 언급된 ‘신사협약’을 비롯한 많은 제안과 경고를 겸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지금이 한국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와 글로벌 미술시장으로 발돋움을 꾀하는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하면, 국내 화랑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명확한 규정 및 발전을 위한 상생이 필요하기에 더욱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양대 옥션사는 매달 메이저를 비롯한 크고 작은 옥션을 개최하고 있다. 한 옥션사에서 많게는 연 80회에 달한다. 또한 제작된 지 얼마 안 된 작품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1차 시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2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사실상 작가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화랑의 역할이 축소되고, 1차 시장과 2차 시장 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한국화랑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내 양대 옥션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을 비판하며 2007년 체결한 신사협약 이행을 촉구했다.
4일 협회는 "젊은 작가들이 화랑을 거치지 않고 옥션의 직거래를 통해 수치로 평가되고 거래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나치고 잦은 가격의 변동으로 피해를 입은 손님들이 시장을 떠나고, 예술적 가치를 먼저 인정받아야 할 작가들이 극단적인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도태되는 등 옥션사로 말미암은 시장의 부작용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화랑협회는 지나치게 잦은 개최와 작가 직거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두 옥션사는 시장의 논리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협회가 진행하는 경매 개최 목적은 명확하다고 명분을 강조했다. "화랑(1차 시장)의 중요성 및 역할 재인식과 미술시장의 균형을 강조함과 더불어 ‘옥션사의 과열된 운영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양대 옥션과 협회가 체결한 2007년 신사협약에 근거한 ‘미술계의 상생을 위한 운영방식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는 것.
화랑협회는 이번 ‘옥션’ 개최를 통해 대외적 수익을 추구하거나 시장의 양극화 조장을 위함이 아니며 이를 위해 옥션 운영 방침을 아래와 같이 크게 여섯 가지 조항으로 나누어서 운영할 예정이다.
▲회원 참가만 가능한 프라이빗 옥션의 형태로▲ 낙찰/응찰 수수료를 보다 타당성 있게 제시(이번 개최에 한해 무료, 차후 5%)하여 수익을 위함이 아님을 강조하고▲ 기존 옥션의 편중된 작가 라인업을 지양하고 작가의 가치 재조명을 목적으로 ▲ 3일간의 프리뷰는 기획을 통해 완성된 하나의 ‘전시’ 형태로 일부 대중에게 공개한다. 출품되는 작품들은 2007년 신사협약의 조항을 일부 반영하여 ▲ 작가의 근년 작을 제한하고 과년 작 출품을 유도하고 ▲공신력 있는 협회감정위원회의 진위 감정 및 추정가 기반으로 작품의 적정가를 준수한다. 협회는 이러한 원칙을 통해 화랑계의 단일화된 주장을 대외적으로 공표한다.
한편 조선호텔에서 열리는 회원화랑옥션은 작품의 출품, 응찰 모두 (사)한국화랑협회 회원화랑 대표만 참여할 수 있다. 단, 24일부터 26일 옥션 프리뷰 전시는 은밀하게 열린다. 회원화랑의 초대를 통해 사전예약하거나, 회원화랑과 동반 입장해야만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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