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경제학, 손녀 커뮤니케이션 전공
함께 등하교하고 밥 먹어…"소중한 추억"
졸업식 이후 할아버지는 호스피스 병동行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최근 미국에서 한 20대 여성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학사 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ABC 등에 따르면 미국 남부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멜라니 살라사르(23)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이던 그의 할아버지(88)와 함께 대학 졸업식에 참석했다. 이날 손녀와 할아버지는 각각 케뮤니케이션과 경제학 학사 학위기를 받았다.
당초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영향에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이 전환돼, 할아버지는 수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더해 최근 건강 악화까지 겹쳐 할아버지의 대학 졸업은 요원해 보였다.
안타까운 상황에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현재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할 만큼 건강이 악화했다며, 학위 수여를 재고해달라 대학에 간청했다.
이에 대학 측은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졸업학점이 모자람에도 할아버지에게 졸업장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살라사르가 할아버지에게 함께 졸업하게 됐다고 말했을 때, 할아버지는 손녀가 받아야 할 주목까지 만학도인 자신이 다 받지는 않을까 염려했다. 걱정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살라사르는 "이건 우리의 순간이니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함께 졸업식에 참석한 살라사르는 "할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라며 "할아버지와 이 순간, 이 기억을 간직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살라사르와 할아버지는 지난 2017년 샌안토니오텍사스대학에 함께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살라사르를 본 할아버지가 손녀와 함께 일평생 바라온 대학 졸업의 꿈을 이루기로 하고, 입학을 준비한 것이다.
지난 4년간의 대학 생활 동안 그들은 같은 수업을 신청한 적은 없었으나, 종종 함께 차를 타고 등·하교했다.
살라사르는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나란히 앉아 공부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살라사르는 학교에서 할아버지를 만나면 "이분이 우리 할아버지다"라고 학우들에게 자랑하는 것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살라사르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1950년대부터 학사학위 취득을 꿈꿨지만,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생계를 위해 학위 취득은 뒤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살라사르의 할아버지는 꿈을 잠시 미뤄두고 다섯 아이의 아빠이자, 은행직원이자, 지역사회운동가로 살아왔다.
졸업 후 살라사르는 비영리 단체에서 일 할 계획이며, 할아버지는 평생의 꿈을 담은 졸업장을 들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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