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경기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파업으로 배송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한다”고 밝히면서도 “파업의 책임은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CJ대한통운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은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 등 전국 10개 택배 터미널에서 진행됐다. 이번 파업에는 CJ대한통운 기사 2만여 명 중 노조원 2500명 가운데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여 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업을 지지하는 비조합원들도 규정을 벗어난 물량배송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만건의 택배 배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는 CJ대한통운 하루 평균 배송 택배의 20%가량을 차지한다”며 “총파업에 참여하는 1650여명의 택배기사들의 평균 배송 물량에 더해 쟁의권이 없는 노조원들과 비조합원들 일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CJ대한통운 내규에서 정한 택배 외 물량은 배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택배파업이 현실화하며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90여만명의 자영업자가 가입된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택배 파업과 관련한 우려가 쏟아졌다. 인터넷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B씨는 "당장 오늘 나가야 할 택배들이 있는데 지금 택배를 보내도 될 지, 당장 다른 택배를 알아봐야 할 지 막막하다"고 했다.
C씨는 "편의점 택배로 물건을 보냈는데, 일단 수거는 됐지만 제대로 갈 지 조마조마하다"고 우려했다. D씨는 "지난 파업 때 쿠키와 빵 배송이 늦어져서 결국 다 버리고, 우체국 택배로 다시 배송해야 했다"며 "이번에는 다른 택배를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파업권이 있는 조합원이 1600명을 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파업권이 있다고 해서 모두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들의 물량은 해당 대리점에서 대리점장이나 다른 택배기사들이 나눠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4번째 파업이라 거래처들도 스스로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며 "일부 편의점들은 수거가 이뤄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택배를 받지 않고 있고,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지연 공지를 띄우거나 한시적으로 거래처를 다른 택배사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택배노조가 총파업 기간을 무기한으로 못박은 가운데 노사 간 합의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방지 등을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요금을 170원 인상했지만 사측이 이중 50원가량만 택배기사들을 위해 쓰고 나머지는 사측 이윤으로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통상 수수료 배분 방식에 따라 택배요금 인상분의 절반이 이미 택배기사들에 수수료로 배분된다며 오히려 택배노조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파업 전날인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경총은 "택배노조는 올들어 이미 세 번의 파업을 강행했고,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과 사회적 합의가 매번 뒤따랐다"며 "그럼에도 택배노조는 연말연시 성수기의 택배 물량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사항만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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