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현대重·대우조선 빅딜 지지부진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등 기업 간 '인수합병(M&A)' 건이 결합심사가 발목을 잡아 올해도 판가름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연내심사 불투명…조건부 승인 가능성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지 1년이 됐지만 국내외 당국의 통합 작업은 표류 중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9개 필수신고국가 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등 5개국은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뉴시스가 주최한 공정거래포럼을 마친 후 기자와 만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심사는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연내 심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를 전원위원회에 상정한다고 해도 전원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에야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결합심사도 주요국인 미국, 중국, EU, 일본에서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EU와 일본은 사전 심사 중이고 아직 본 심사도 착수하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에는 한 차례 반려됐다가 다시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를 비롯한 해외당국은 중복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사의 국제선 노선이 67개나 중복되는 만큼 합병으로 점유율이 높아지게 되면 독점으로 인한 가격이 상승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양사 인수합병(M&A)이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심사관의 의견이다. 국토교통부의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운수권과 슬롯에 제한이 생기면 항공편 운항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이 높은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을 회수하더라도, 그 회수분을 한국의 저가항공사(LCC)이 아닌 외항사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대부분 LCC는 중장거리 노선을 뛸 항공기가 없거나 취항 경쟁력이 없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항부 교수는 "두 항공사가 합쳐도 미국 거대 항공사들에 비하면 큰 항공사가 아니다. 10대 항공사 안에도 들지 못하는데 독과점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또 결합심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허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은 화물로 겨우 흑자를 내고 있지만 통합이 늦어질 수록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공정위가 가능한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도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3년째 지지부진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6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했다.
또 한국 공정위를 포함해 EU·일본·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이 중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는 승인 결정을 내렸으나, 한국 공정위, EU, 일본의 심사가 몇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EU는 그동안 양사 합병 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돼 유럽 물류 업체들이 불리한 가격 조건으로 선박을 공급받게 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외신에 따르면 EU는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저하 우려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아 인수를 저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U가 합병을 최종 불허하면 양사의 빅딜은 무산된다. 글로벌 기업 간 결합은 심사국 전체의 승인을 얻어 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도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정위 또한 2년5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지난 23일 뉴시스 공정거래 포럼에서 특별 강연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심사가 내년 1월쯤 결론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M&A 심사 결론이 늦어지는 이유는 국외 경쟁 당국 때문"이라면서 "한국 기업이 아주 커져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국외 당국도 (두 기업 간 M&A에 경쟁 제한성이 없는지)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먼저 결론을 낸다고 하더라도 국외 당국의 평가가 끝나야 최종적으로 (심사가) 종결되는 것"이라면서 "공정위의 평가와 국외 당국의 평가는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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