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 이낙연 끌고, 열린민주 밀고…與 '탄탄대로'

기사등록 2021/12/23 18:05:27

이재명·이낙연 51일만 회동…"업어달라" 화기애애

열린민주 연내 합당선언 가닥…"7대 과제도 절충"

탈당자 '새해 대사면'…대선 기여도로 패널티 감면

이해찬 "진영 사람들 전면 나서라" 총동원령 내려

김건희·내홍·실언 尹 헛발질 연발 '해 볼 만한 선거'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1.12.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권 재창출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앞장서 끌고, 열린민주당이 밀고, 과거 탈당자들도 합류해 지원한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대선 전 '여권 대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도 야당의 분열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잇단 실언으로 대선 판세가 백중세로 흘러가면서, 확고한 표밭인 '집토끼' 결집을 위해 총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날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와 서울 중구 한식당 '달개비'에서 오찬을 갖고 선대위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선대위 출범 후 51일만에 이 전 대표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 후보는 "내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고, 이 전 대표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호응했다. 오찬에 앞서 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주십시오"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도 함께 웃으며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오찬 회동에 앞서 식당 앞에 모인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여전히 이 후보를 성토하는 등 앙금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양측이 공개적으로 만나 화기애애한 모습을 드러내며 그간 미온적이던 호남 민심과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의 기류 변화에 이 후보 측은 기대를 갖는 모습이다.

원팀 결합을 위해 전향적인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경선 후에도 기본소득 공약과 이 후보를 맹비난하다가 징계를 받은 이상이 제주대 교수에 대한 구제와 폐쇄됐던 당원 게시판 재개방도 이 후보 측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 친여 성향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연내에 통합선언을 한 후 합당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오는 29일~30일 이틀간 통합 찬반 여부를 전당원 투표를 통해 물을 예정이다.

열린민주당이 내건 ▲국회의원 3선 초과 금지  ▲비례대표 열린공천제 당헌 제정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법률 제정 ▲검찰 수사권 폐지 ▲포털의 뉴스 편집·배열 금지 법안 처리 ▲교사·공무원 근무시간 외 정치기본권 보장법안 처리 ▲부동산 불로소득 방지를 위한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등 합당 7대 과제도 적극 검토에 들어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해서 "열린민주당쪽도 주장을 하되 방법론에선 많은 고민을 한 게 엿보인다"이라며 "제안한 내용을 기초로 지도부가 의논해 정무적으로 몇가지 절충을 하면 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직능본부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12.23. photo@newsis.com


과거 탈당 전력자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복당을 허용하는 새해 '대사면'도 본궤도에 올랐다. 이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비롯한 공직선거에 출마할 경우 공천 심사때 받게되는 '패널티'는 대선 기여도에 따라 감면해준다는 방침이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격론 끝에 과거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을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복당 신청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15일까지로 정했다.

다만 당헌당규 상 복당이 원천 제한되는 성범죄·부정부패 전력으로 당에서 제명·출당된 경우나, 5년 이내에 당내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경우는 복당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 경우 지난 2016년 초 20대 총선 당내 공천 착수 전 안철수 대표와 함께 옛 국민의당 창당을 위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을 탈당했던 인사들이 구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이었던 '탈당 패널티' 문제도 정리됐다. 민주당 당헌 100조는 탈당 경력자에게는 당내 경선 득표수의 25%, 당규 10호 제35조는 공천 심사 결과의 10%를 각각 감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에 "대선 기여도에 따라 감산 패널티도 달리 적용할 수 있게 최고위에서 기준을 만들 예정"이라며 "지방선거기획단이 꾸려지면 지역과 시도당의 의견을 들어 안을 만들어 이를 최고위가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권 대통합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13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부터는 진영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 때가 왔다"면서 진영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윤 후보가 위기를 자초하며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여권 결집을 촉진시키는 한 요소로 보인다. 지난 20~22일 사흘간 실시해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35% 윤석열 29%로 나타났다.

2주 전 대비 이 후보는 3%포인트 하락에 그친 반면, 윤 후보는 7%포인트 수직 급락하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은 1%포인트 내린 33%, 국민의힘은 7%포인트 내린 28%로 집계됐다.

[광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광주 북구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공사 현장을 방문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1.12.23. photo1006@newsis.com


부인 김건희씨 허위이력 논란이 장기화된 데다가 이준석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등 야권 내홍에 윤 후보의 실언이 겹치며 여권 전체에 '해 볼 만한 선거'라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

친문 핵심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깨알 같은 자랑을 하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하나의 몸이 되어서 함께 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위해서 소위 말해서 원팀을 구성해서 도와주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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