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더 큰 폭탄 온다...200% 인상 나올수도

기사등록 2021/12/22 06:00:00 최종수정 2021/12/22 08:52:43

금융당국·보험업계, 평균 15% 선에서 인상 논의

업계 관계자 "200% 인상 수준 가입자 나올 수도"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이번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인상률을 평균 15% 선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는 올해 인상률인 11%보다 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더 큰 보험료 폭탄 사례들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실손보험 적자폭을 3조6000억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2조5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불어난 만큼, 손보사들은 평균 2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세대별로는 올해 17~19% 수준의 인상률이 적용된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년 10월 이전 판매)의 경우 20%가 넘는 인상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갱신주기가 5년인 40대 여성이나 중·장년층 남성 등 일반적으로 인상률이 평균보다 더 큰 가입자들의 인상폭은 100%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1세대가 가장 높다. 어떤 특정 연령층에서 보험료 인상률이 굉장히 높을 수 있다. 대부분은 아니겠지만, 200% 인상률이 나오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처럼 수익성 악화로 비상경영 상태에 돌입한 보험사의 경우 인상 폭이 더 클 수 있다. 금융당국은 매년 실손보험료 변동 폭이 25%를 넘어서지 않도록 보험업감독규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보험사는 예외를 적용받아, 이 기준 이상으로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 올 초에도 이들 보험사에 가입한 한 남성이 250%가 넘는 인상률을 적용받았다.

또 지난해 11~13% 인상률이 적용된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도 15%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결됐던 3세대 신(新) 실손보험(2017년 4월~올해 6월까지 판매)은 처음으로 내년 갱신 시기가 도래하고, 안정화 할인 특약도 종료될 수 있어 10% 이상의 인상률도 예상된다.

실손 보험료 인상폭이 매년 커지고 있는 배경은 실손보험 적자 누적에서 찾을 수 있다. 1세대 실손과 2세대 실손의 올해 3분기까지의 손해율은 각각 140.7%, 128.6%에 달했다. 3세대 보험은 2019년 말 기준 손해율이 101%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지난 3분기엔 112%까지 치솟았다.

보험업계는 과도한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지급기준이 정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가입자 3496만명 중 62.4%가 실손보험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2.2%인 76만명이 1000만원 넘게 실손보험금을 수령했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잉 진료, 의료 쇼핑 등의 도덕적 해이는 보험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며, 이는 불필요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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