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BBB법안, 맨친 말처럼 인플레이션 가중시킬까

기사등록 2021/12/21 11:55:14 최종수정 2021/12/21 13:17:43

민주당 중도파 맨친의원, 지난주말 방송 통해 반대 표명

인플레이션 가중·부채 증가·코로나19 변이 출현 등 거론

전문가 "인플레 높아지겠지만 단기적…효과 없다할 수 없어"

[워싱턴=AP/뉴시스]미국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이 지난 2월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소위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08.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국 민주당 중도파 조 맨친(웨스트 버지니아)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핵심 안건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사회복지 예산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로인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관련주는 물론 뉴욕 증시 하락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맨친 의원이 약 2조 달러 규모의 BBB법안에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바이든 정부 및 경제학자들의 전망과는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분석,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맨친 의원이 BBB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해왔지만 지난 19일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발언은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가 내세운 반대 이유는 인플레이션 심화와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 코로나19 변이 출현 등이다.

또 이미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 수조 달러의 연방자금을 감안할 때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의회가 당장 대규모 지출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각종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서 소비자 수요를 과열시켰고 이로 인해 약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는데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면 인플레이션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은 경기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공화당 측도 비슷한 기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원 예산위원회의 린지 그레이엄 수석위원도 "이 법안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적자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회예산처는 BBB법안이 처음 5년 동안은 연방정부의 적자를 가중시킬 것이며 10년 동안 3670억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처방약 가격과 그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의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1.08.13.

반면 백악관과 다수 경제학자들은 BBB법안이 통과되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데 동의하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미국 경제분석가 데이비드 메리클은 "내년 종합대책의 일부 지출이 경제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도 "법안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연방정부가 내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처럼 많은 원조 프로그램에 돈을 지출하지 않을 것이고, 각 가정들도 그동안 받았던 지원금 등을 계속 쓸 것이기 때문에 수요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봤다.

또 대유행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가 줄어들면서 BBB법안이 통과될 경우엔 내년 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2%,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5%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클은 당장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 특히 공급망 병목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밴든 하우텐 분석가는 BBB법안에 포함된 청정에너지 사업, 육아, 유급 가족휴가 등에 대한 지출은 가계에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BB법안은 당초 3조5000억 달러(4172조35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가 맨친 의원 등의 반대로 2조 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백악관은 맨친 의원의 반대에 부딪힌다해도 내년에도 BBB법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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