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신상환 대담집...'스님 제 생각은 다릅니다'

기사등록 2021/12/20 11:17:40 최종수정 2021/12/20 11:28:23
[서울=뉴시스] '스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진=b 제공) 2021.12.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실상사 도법 스님과 중관학자인 담정 신상환이 '스님, 제 생각은 다릅니다'(b)를 냈다. 2019년 봄부터 2020년 가을까지 10여 차례 만나서 중(中)과 중도(中道)에 대한 대담이 담겼다.

책에서 도법 스님은 불교적 실천을 중도행이라 부르고 있다. 1970년대 선방에서 비롯된 깨달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1990년대부터 지리산 실상사를 중심으로 생명 평화 운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살아있는 불교의 필요성에 강조의 방점을 찍는다. 이와 달리 신상환은 중도라는 그 이름마저도 방편교설로 가설적인 것, 희론(戱論)이라 부르는 중관학파의 태도로 일관한다.

연기법의 핵심이 중도라고 주장하는 도법 스님과 연기실상의 체화와 언어의 한계를 강조하는 신상환은 이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면서도 실천 불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있다. 실천불교를 위해서 명확한 개념 정리를 바탕으로 한 교학불교를 강조하는 신상환과 달리 도법 스님은 그것이 현실 속에서 대중들에게 쉽고 명확하게 이해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담정: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스님의 중도의 실천행이 아니다. 스님께서 중도를 여실지견이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이론적인 문제는 이론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금 스님은 연기 실상의 세계와 언설(言說)의 세계의 경계를 흩뜨리고 있다. 중도를 여실지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진보가 아닌 후퇴다!"(94쪽)

"도법: 나는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중도적으로 접근하면 복잡하지 않게 진실을 잘 드러냄으로써 문제를 잘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것을 '여실지견행(如實知見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여실이라는 말은 내가 만든 개념이 아니고, 경전에 있는 개념이다. 나는 '있는 그대로!'라는 말의 뜻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97쪽)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중도로 부처님 생애, 2부는 중도로 불교와 중관사상의 기본 교리, 3부는 중도로 한국 불교를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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