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빅딜' 무산 가능성에도 "주가 긍정적"

기사등록 2021/12/16 06:00:00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시 여유자금 확보

해운업황 개선·환경규제 강화에 조선업 수주 성장 예상

[서울=뉴시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해 지난해 9월 인도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조선해양의 '빅딜'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주가에는 큰 경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수주 실적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신은 유럽연합(EU) 반독점 당국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의 독점 가능성이 문제가 됐다. EU 당국이 독과점 우려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자 현대중공업그룹 측이 방안을 제시했으나 EU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는 EU의 기업결합심사 미승인으로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한국조선해양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EU 반독점 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한국조선해양의 1조5000억원 규모 대우조선해양 증자 계획이 철회되면서 여유자금을 고스란히 확보하게 된다"며 "이는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이슈"라고 말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증자 지원을 위한 자금 1조2500억원을 보유 중"이라며 "기업결합이 불허되더라도 자금 활용이 가능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그룹사 엔진 판매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친환경 시장 확대로 기업결합 불허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견해를 반영하듯 전날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15일 한국조선해양은 전 거래일보다 0.62% 오른 9만7800원을 기록했다.

또한 외부 변수와 무관하게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11월 37.6%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4% 대비 상승했다"며 "올해 신조선 발주가 한국 조선사들에게 유리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상 운임 강세로 선주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해진 점,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수주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연 물량이 반영되며 급증했다"며 "내년 수주는 올해 대비 일시적으로 감소하겠으나 환경규제 강화, 해운업황 개선으로 2023년부터 수주는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규제 강화시기인 2023년은 폭발적인 교체 수요가 살아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수주 점유율이 과반을 훌쩍 넘어서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뛰어오를 차례"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현재까지 중국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 EU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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