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일제강점기 서울로 옮겨진 불화 2점 되찾아

기사등록 2021/12/14 16:53:36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신중도와 감로도

[성남=뉴시스]성남 법륜사 신중도

 [성남=뉴시스]신정훈 기자 = 경기 성남시는 경기도문화재위원회 제13차 유형문화재분과 심의에서 성남시가 수집한 불화 2점이 각각 경기도유형문화재 379호, 380호로 지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불화는 조선 인조때 창건돼 1939년 폐사된 법륜사에 봉안됐던 '신중도'와 '감로도'다.

법륜사는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있었던 영창대군의 명복을 빌던 원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 말 법륜사는 세종의 일곱 번째 아들 평원대군과 예종의 둘째아들 제안대군의 묘사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규승이라는 왕실 종친의 후원을 통해서였다.

이규승은 대군들의 제의와 함께 고종과 왕비의 장수와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며 불화를 제작해 봉안했는데 이때 봉안된 불화가 이번에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379호로 지정된 '성남 ‘법륜사’ 명 신중도 및 복장물(城南 法輪寺 銘 神衆圖 및 腹藏物)'(신중도) 와 경기도 유형문화재 380호 '성남 ‘법륜사’ 명 감로도(城南 法輪寺 銘 甘露圖)'(감로도) 이다.

법륜사는 조선 왕실의 몰락과 함께 일제강점기인 1939년 폐사돼 불상과 불화 등 재산 일체가 서울 창신동의 지장암으로 옮겨졌다.

[성남=뉴시스]법륜사 감로도

성남을 떠난 신중도와 감로도는 일찍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270호, 271호로 각각 지정됐다가 지난해 12월 성남시가 다시 소유하게 되면서 소재지 변경에 따라 지난 3월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은 해제된 상태다.

이번에 다시 경기도 유형문화재 379호로 지정된 ‘신중도’는 불교를 수호하는 여러 수호신들의 모습을 한 화면에 모두 담은 그림이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지정 조사 과정에서 불화 뒷면에 붙어있었던 복장물이 새롭게 발견돼 불화 복장물의 봉인 체제와 발원문 양식, 후령통 구성 등 19세기 불화 복장품 연구의 기준 자료로서 가치가 높아졌다.

또한 경기도 유형문화재 380호로 지정된 ‘감로도’는 유교의 효사상과 불교의 문화융합 대표적 사례이다. 그림 속 묘사된 인간세상의 모습은 전통사회 생활사 연구의 자료이며, 19세기 근기지역 왕실관련 불화의 맥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를 평가받았다.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성남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성남시는 이들 문화재를 박물관 개관까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소재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수장고에 보관예정이며 보존처리 등을 거쳐 성남역사박물관 개관 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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