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몸값 6조 고평가 논란에도 장외가 폭주

기사등록 2021/12/14 14:09:48 최종수정 2021/12/14 16:54:01

장외가 12.5만…공모가 뛰어넘어

상장 후 시총 건설대장주 뛰어 넘어

대어급 줄줄이 상장에 기대감 고조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내년 초 대어급 IPO(기업공모)가 될 현대엔지니어링(현대ENG)이 몸값 6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高)공모가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대장주 현대건설을 뛰어넘는 수준에 책정됐지만, 장외 호가는 공모가를 뛰어넘는 수준에서 불붙고 있다.

14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호가가 12만5000원에 책정됐다. 전일 대비 2.46%(3000원) 오른 수치다.

앞서 현대ENG는 오는 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다음달부터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다음달 25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희망밴드(5만7900~7만5700원)에 책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희망밴드를 기준으로 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이 4조6300억~6조500억원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건설 대장주 현대건설의 시총(약 5조5065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건설사는 도급순위 기준 1위는 삼성물산이지만 삼성물산이 건설과 상사, 리조트 부문이 함께 있는 구조인 만큼 사실상 건설사 중 1위는 현대건설(2위)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준 도급순위 6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가져다 쓰며 주택사업을 하는 종합엔지니어링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시총이 대장주 현대건설을 뛰어넘는 것을 의아하게 보는 분위기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38.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장외시장 호가는 계속 불붙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다소 주춤했던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올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대어급 청약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되살아나는 데 주목했다. 현대ENG은 특히 역대급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청약을 실시하는 만큼, 장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장외가격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모가 자체로도 건설 대장주를 뛰어넘은 점에서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7만5700원)에 책정되고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성공했을 때를 고려하면 장외가가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따상에 성공했을 때 주가는 19만6820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추진되는 대어급 공모주인 만큼 자칫 과열양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과 함께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에 앞서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현대ENG 공모물량은 총 1600만주로 총 9264억~1조2112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투자자 청약은 2월 3~4일, 상장은 2월 중으로 예정됐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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