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뒷돈 혐의' 유한기 아파트 화단서 숨진 채 발견(종합)

기사등록 2021/12/10 11:34:52 최종수정 2021/12/14 09:37:53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화단서 발견

극단적 선택 암시 유서 남겨

경찰, 숨지기 전 상황 등 사망 경위 조사 중

[고양=뉴시스]송주현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색에 나섰고 약 3시간 40분가량 지난 시간인 오전 7시 4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져있는 유 전 본부장이 주민 신고로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장소는 유 전 본부장의 자택에서 도보로 약 30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아파트 높이는 15층 규모로 외부에 비상계단 있고 해당 계단은 아파트 층별 내부로 출입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지만 외부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되기 전 유 전 본부장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인근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2021.12.10 atia@newsis.com
이 아파트 경비원 김모(74)씨는 "경찰에서 관리사무소로 연락이와 CCTV를 학인하니까 사람이 떨어져 있는걸 봤다"며 "당시 주민은 별로 없었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집을 나와 이동한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CCTV영상을 분석 중이며 유서 내용과 유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8월께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대장동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로비 명목으로 앞서 기소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와 정영학 회계사(5호 소유주) 등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뇌물 2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가 예정됐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일과 7일에 각각 한 차례씩 검찰에 소환돼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두 차례 조사 모두 변호인이 입회해 방어권 보장 기회가 제공됐고, 심야조사의 경우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른 규정이 모두 준수됐다고 전했다.

[고양=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인근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2021.12.10 atia@newsis.com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황무성 전 공사 사장을 압박해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황 전 사장은 2015년 2월께 유 전 본부장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을 거론하며 사표를 받아내려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황 전 사장은 이들이 임기가 남아있던 자신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한 뒤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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