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5266명, 연일 최다 확진자 수
정부, 4단계 버금가는 방역 조치 고심
자영업자 "거리두기 상향, 다 죽자는 것"
전문가 "정책 실패, 강한 거리두기 필요"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김경록 수습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서고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까지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후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까지 계속된 고강도 거리두기를 경험했던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일상회복 전 단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한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526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5123명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일일 확진자 수다.
연일 역대 최다 확진자 수를 갈아치우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버금가는 방역 조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사적모임 축소, 식당·카페 미접종자 인원 제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상황 못지 않게 방역조치 강화를 걱정하는 눈치다.
서울 광진구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확진자가 느는 뉴스를 보면서 혹시 방역조치가 강화될까하는 불안감에 떤다"며 "나같이 홀 저녁 장사로 먹고사는 사람에게 영업시간 제한은 치명적이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위드 코로나 생각하고 가게를 오픈했는데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 것 같아 걱정이다"며 "요즘 분위기도 좋지 않아 매출이 다시 하락세다. 이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상향하면 다 죽자는 거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59)씨는 "만약 영업시간이 10시로 줄면 어차피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해 8시반 이후에는 손님이 없다고 봐야 한다. 홀 매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배달 매출이 는다고 해도 배달서비스 비용증가로 영업이익은 줄 것"이라고 토로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씨는 "위드 코로나 이후 일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 구하고 난리였다"며 "이번에 다시 조이면 식당들이 있던 사람들 내보내기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 대변인은 "보건 당국이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들어간 것 같다"며 "주로 확진자는 다중이용시설과 병원, 요양시설, 직장시설에서 나오고 있는데 결국 자영업자들을 옥죄는 방역 정책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방역전문가들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가 일상회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영업자가 힘들겠지만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자영업자들과 협상이 되는 범위에서 거리두기를 하면 국민 경각심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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