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감독이 나에게 모든 책임 지고 나가라고 해"
김 감독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서남원 감독으로부터 모욕적인 말들을 들었다.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 논란은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대행도 팀을 떠났다. 2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이 끝난 뒤 팀 훈련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 감독대행은 "훈련 중 서남원 감독과 조송화의 마찰이 있었다. 이후 조송화가 팀을 이탈하면서 서남원 감독이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고 떠올렸다.
서 감독이 훈련 시작 후 조송화에게 따로 지시를 했는데 선수가 이를 100%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김 감독대행의 설명이다.
"거기서부터 (사태가) 시작됐다"는 김 감독대행은 "감독님이 송화에게 '왜 (시키는 것을) 안 하느냐'고 했는데 송화가 대답을 안 했다. 20~30분 정도가 그렇게 지났다. 그 뒤 조송화가 팀을 떠났고 (서 감독이)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대행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자신을 향한 서 감독의 분노를 언급했다. 김 감독대행은 "모든 선수와 스태프들이 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화를 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사들이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대행은 서 감독의 분노가 처음은 아니라면서 이 여파로 공황장애까지 겪었다고 고백했다. 김 감독대행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특정해 이야기 하셨던 부분이 많았다. 조완기 수석코치가 팀을 나간 이후 (수석코치 역할을) 맡아서 할 때도 인이어에 화를 너무 많이 내시고 공격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래서 못하겠다는 말을 했었다. 사의를 표하기 전부터 힘들어서 잠을 못 잤다. 공황장애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대행은 "일대일로 가르침을 주면 충분히 받고 혼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체육관에서 모든 스태프가 있는데 호칭도 없이 '야 너 김사니, 대답 안 해'라는 말들을 하셨다. 우리 팀에는 미성년자 선수도 있고 나는 그 선수들의 선배다. 다시 볼 자신이 없었다"고 보탰다.
김 감독대행은 또 "나도 쌓아온 업적이 있다. 해설을 그만두고 지도자로 나서기까지 고민이 많았고, 와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다보니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면서 "내가 그냥 욱해서 나갔다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 IBK기업은행은 서 감독이 아닌 김 감독대행의 손을 잡았다. IBK기업은행은 서 감독을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실패 등의 이유로 경질하면서 김 감독대행을 코치에서 승격시켰다. 제 발로 팀을 떠났던 이가 오히려 더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면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다.
김 감독대행은 "들어왔을 때도 감독대행을 맡는다는 걸 전혀 몰랐다. 일단 들어와야 한다고 해서 들어왔다"면서 "내가 감독대행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차기 감독이 올 때까지 수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코칭스태프 인선이 완료되면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갈등의 중심에는 조송화가 있다.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김 감독대행은 같은 포지션 후배인 조송화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김 감독대행은 감독의 거듭된 물음에도 대답을 하지 않은 조송화의 태도에 대해 "100% (조송화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지도자가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 감독과 조송화의 갈등 배경을 두고는 "나도 정확히 모른다. 애매한 상황이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수장으로 변신해 팀을 지휘하는 김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느냐"는 질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 눈물을 쏟기고 했다.
한편 김호진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은 "김사니 감독대행이 새 감독이 오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설명했다.
새 감독 선임 과정과 시점을 두고는 "갑자기 누구를 모셔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러 후보자들을 두고 검증 절차를 거쳐 심도있게 결정할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3명의 후보군이 정해졌다고 하는데 전혀 확인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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