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 연말 분위기 앞당겨 연출
현대백화점, 창사 이래 첫 '10월 크리스마스'
롯데, 신세계, 스타필드도 11월 중순 마무리
20일 현재 서울 시내 백화점,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크리스마스 트리나 각종 장식을 주요 매장에 설치해 연말 쇼핑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테이프를 가장 먼저 끊은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 광장에 'H빌리지'를 조성했다. 연말 장식 설치를 예년보다 2주 앞당겨 창사 이래 처음 10월에 조성했다.
롯데백화점이 이어 지난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단장을 마무리했고, 신세계백화점도 15일 명동 본점 외관 장식을 마쳤다. 스타필드도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 '실버 트리'를 선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 강화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말 성수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쇼핑 수요 잡기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 MZ세대가 핵심 소비 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 명소를 노린 마케팅도 활발하다. 한 예로 스타필드와 더 샵스 앳 센터필드는 지점별로 포토존 인증샷 공간을 두고,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먼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테마를 공들여 정하고 캐릭터를 앞세웠다. 연말 장식은 크리스마스(12월25일)에 이어 내년 초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매년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앞세운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 비비에와 새 캐릭터 '로저'를 선보였다. 지난 19일부터 모든 점포에 포토존을 설치했다.
서울 중구 본점에 올해 마지막 겨울 정기 세일 테마 '매지컬 홀리데이'(Magical Holidays)를 주제로 외관 조명을 꾸미고, 3분 가량 내용의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내년 1월21일까지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리틀 클라우드, 빅 위시스'(Little Cloud, Big Wishes)를 주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 옥상에 대형 11m 아트 풍선을 전시했다. 지난 2016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슈퍼문으로 알려진 미국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즈유'를 기용했다.
대부분 유통업체가 조형물을 쓴 대신, 현대백화점은 실제 나무를 썼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 광장에 'H빌리지'를 꾸몄다. 통나무집과 화분에 담긴 살아있는 나무 120그루, 13m 트리가 특징이다.
나무 품종은 조경수로 많이 쓰이는 국내산 '에메랄드 그린'이다. 공해에 강해 강하고 추운 날씨에도 잘 자라 크리스마스 트리나 조경용 나무로 수요가 많다.
현대백화점은 H빌리지를 지난 4일 압구정본점, 8일 경기 판교점 등 주요 점포에 차례차례 조성했다. 3개 점포에 쓰인 나무만 총 300여 그루다. 나무는 잘라 쓰지 않고 뿌리째 화분에 담겨 있어, 행사가 끝난 이후 프리미엄아울렛 등 다른 매장에 심어 쓸 계획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16m 높이 초대형 '골드(황금) 트리'를 조성했다. 탁 트인 매장 구조에 걸맞은 높이로. '트리'가 위치한 사우스 아트리움 공간 전체를 부드러운 금빛으로 물들이는 데 집중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과 손 잡고 크리스마스 외관 장식을 설치했다. 별을 주제로 디올 로고를 새긴 9m 높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이 백화점은 2016년부터 불가리, 까르띠에, 샤넬, 루이비통, 펜디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선보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리자는 취지"라며 "크리스마스와 설날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 쇼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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