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밟은 이재명"존경하는 분 밟기 어려울텐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방문자격 없다" 비판
진정성있는 사과, 호남비하 근본적 해결방안 제시하나
5·18헌법전문수록·미완의 과제 해결·망언 3인 처리 `검증대'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사과 수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윤 후보 대선 후보 캠프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첫 지방 일정으로 10일 광주를 찾는다. 1박2일 일정을 정한 윤 후보는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방문한다.
공교롭게 윤 후보의 첫 지방 동선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지방 일정과 동일하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의 상징성이 강한 지역이지만, 윤 후보의 선택은 호남과 민주당 이탈표, 중도층 등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대해 5·18 단체와 지역정치권,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윤 후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을 지, 선거때 마다 반복되는 호남 비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윤 후보의 이번 광주 방문에서 5·18정신의 헌법 전문수록이나 미완의 5·18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대한 시각, 같은 당의 5·18망언 3인 의원들에 대한 대처 등이 집중적으로 검증될 수 있다.
윤 후보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잇따라 보였던 `전두환 비석 밟기'에 윤 후보가 가세할 지도 관심이다.
`전두환 비석'은 1982년 전두환씨의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으며,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비석의 일부를 떼어내 옛 망월묘역으로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지난달 22일 대선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후보는 전두환 기념비을 두발로 꾸욱 누른 뒤 "윤석열 후보도 지나갔어? 존경하는 분 이면 밟기가 어려웠을텐데…"라며 웃었다.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전두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방문 자격이 없다"면서 "전두환을 롤모델로 삼는 후보가 모레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한다. 윤석열은 망발을 일삼고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국민을 개와 연관짓는 정치인이다"고 비난했다.
두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 화답해야 할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주지역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애초 사과와 함께 호남공약과 비전 제시 등을 검토했으나 이번에는 온전히 사과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일정을 준비중이다"면서 "조만간 구체적 일정을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사무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해 지난 21일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이후 반려견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사진이 SNS계정에 올라오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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