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줄줄이 잔금대출 한도 축소 나서
분양가 이내로 한도 제한하거나 심사 강화
최악 경우 계약금·중도금 날리고 입주 못해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시중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잔금대출 한도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대출 조이기 강도가 계속해서 높아지며 '대출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아파트 잔금대출 한도를 분양가 이내로 제한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와 같은 잔금대출 한도 축소 기조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 잔금대출의 담보기준을 기존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가액'으로 바꾸며 한도를 낮췄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도 잔금대출 한도를 분양가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잔금대출 내규에는 변화가 없지만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잔금대출 한도를 제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엔 분양아파트의 현 시세를 기준으로 잔금대출 한도를 산출하되, 입주 관련 소요자금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잔금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대출 증가세를 끊임없이 압박하자 잔금대출 심사를 강화해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내주는 식으로 대출을 조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잔금대출까지 조이기 시작하자 수분양자들은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예상치 못하게 잔금대출 가능액이 쪼그라들자 최악의 경우 자금을 구하지 못해 계약금, 중도금까지 모두 날리고 입주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게 돼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은 시세 기준으로 해서 잔금대출을 받아왔다면 이제는 분양가 기준으로 적용하게 돼 집값이 오른 것이 반영이 안되니 부족한 자금을 메꾸기가 엄청 힘들어진 셈"이라며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내주는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다보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집이 지어지는 동안 다행히 자금을 모아놨으면 상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시세로 대출을 받으면 내 돈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대출을 받아서 갚아나가면서 내 집 마련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잔금대출이 쪼그라들어서 내 돈 없이 분양 받은 사람들은 방법이 없다"며 "최악의 경우 계약금, 중도금은 날리고 입주는 못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최소 연말까지는 부동산 대출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연말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유심히 보는 경향이 있다"며 "연말까지는 현 상황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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