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비버·에드 시런…해외 팝은 왜 역주행 인기인가

기사등록 2021/11/02 15:55:39
[서울=뉴시스] 더 키드 라로이(왼쪽), 저스틴 비버. 2021.09.02. (사진 = 소니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해외 팝 음원이 최근 국내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가온차트에 따르면, 호주 출신 차세대 래퍼인 더 키드 라로이가 최근 가온차트 '디지털 차트'에서 6주간 1위를 차지했다. 36주차(8월29일~9월4일)부터 41주차(10월 3일~9일)까지 6주 연속 1위를 고수했다.

43주차(10월 17일~26일)에도 아이유 '스트로베리 문', 임영웅 '사랑은 늘 도망가', 에스파 '새비지'에 이어 4위를 지키고 있다.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의 '배드 해빗' 역시 해당 주간 차트에서 16위를 기록했다.

비버나 시런의 노래는 팝 곡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차트에서 정상권 단골이다. 특히 '스테이'는 올해 6주 연속 가온차트의 주간차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음원 최강자인 아이유의 '셀러브리티(Celebrity)'와 같은 기록이다.

그런데 비버나 시런의 노래는 국내 유명 가수의 노래처럼 음원 출시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항상 역주행을 통해 상위권에 오른다.

예컨대 '스테이'는 7월9일 발매 당시 첫 주에는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2주차에 100위권대로 첫 진입했고 발매 후 8주 만에 1위에 올랐다. '배드 해빗' 역시 '스테이'와 비슷하게 역주행을 했다. 최고 순위 13위까지 오르는 데 11주가 걸렸다.

반면 '스테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팝시장인 미국과 비버의 고국인 캐나다, 더 키드 라로이가 태어난 호주에서는 음원 발매와 동시에 1위에 올랐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뿐만 아니라 멜론 등 국내 음원차트에서도 발매 동시에 신곡을 접할 수 있는데, 시간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가온차트 칼럼에서 "해외 팝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 차이에서 발생하는 시간 차"라고 짚었다.

김 위원에 따르면, 국내 해외 팝 음원 시장은 가요시장의 약 30% 수준이다. 예전보다 늘어났지만 아직 K팝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 위원은 "팝 음원을 주로 소비하는 소비층에서 음원 발매 초반에 해당곡을 차트에 밀어올릴 수 있는 힘이 가요 소비층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어,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팝 가수의 노래라 하더라도 해당곡이 SNS 등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는 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에드 시런. 2021.10.30. (사진 =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또 다른 이유로는 해외 팝 음원 신보 발매에 대한 대중의 정보 부족이다. 김 위원에 따르면 '스테이' 음원 관련 기사는 발매 첫 주에 14건이다. 국내에서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비버가 참여한 신곡 치고는 매우 적은 기사량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음원을 발매한 소녀시대 태연의 경우 음원 발매 1주차에 228건, 전소미 509건, 이무진 139건이다.  팝 음원의 신보 발매에 대한 정보가 대중에게 비교적 적게 전달되는 점도 팝 음원이 정주행이 아닌 역주행의 길을 걷게 되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김 위원은 봤다.   

실제 K팝이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면서 국내 미디어도 한류 아이돌 중심으로 기사를 다룬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명 팝스타의 음원 출시 기사를 다루는 비중이 적다.

다만 K팝 아이돌과 협업한 경우 그 수가 다소 늘어난다.

세계적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도 최근 발매한 정규 9집 관련 기사보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선공개곡 '마이 유니버스' 발매 당시 언론이 다루는 비중이 컸다. 시런 역시 최근 정규 4집을 발매했는데 그가 작곡자로 참여한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지난 7월 발매 당시보다 언론이 다루는 비중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예전보다 해외 팝에 관심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K팝이 해외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국내 팬들이 반대로 이들 차트 내 곡을 SNS 등에서 찾아 들으면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아이돌 중심으로 쏠린 국내 음악계 다양성에 보탬이 될 지 업계의 관심이 크다.

특히 비버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인수한 미국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 소속. 비버 같은 해외 인기 스타들의 음원이 국내에 더 빠른 통로로 소개될 가능성이 크다. 

팝 음반사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6대 음악시장(국제음악산업협회(IFPI) '2020 글로벌 음악시장 분석' 기준)이 됐는데 대부분 아이돌 음반·음원 소비량"이라면서 "몇년 전만 해도 국내 음원차트에소 전혀 주목 받지 못하던 해외 팝 등의 영향으로, 점차 장르적 다양성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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