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몰누피라비르 임상 참여자에 피임 및 성행위 절제 요구
기형아 유발 및 돌연변이 유발 우려로 확산
"임상시험 시 임신부 배제 및 피임 권고는 교과서적인 일"
"동물실험서 돌연변이 유발 없는 것으로 확인"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개발 중인 한국MSD는 온라인상에서 이 약과 관련해 기형아 및 돌연변이 발생 위험, 성관계 금지 등의 논란이 일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 약은 내년 1분기부터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MSD(미국 머크), 화이자, 로슈 등 3개사의 경구용 치료제 총 40만4000명분을 선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MSD와 경구용 치료제 20만 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 화이자와 7만 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몰누피라비르가 입원·사망률을 약 50% 감소시킨다는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발표되며 본격적인 구매 및 허가 절차가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에선 몰누피라비르와 관련해 기형아 및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 위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 약 임상시험 참여자의 자격 기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MSD는 임상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가임기 여성에게 치료 기간인 5일 및 이후 4일 이상 성행위를 절제하거나 피임으로 임신을 피할 것을 요청했다. 남성엔 치료 기간인 5일과 마지막 복용 후 4일 이상 성행위 절제 및 피임을 요구했다.
이런 내용의 국내외 보도가 나오면서 기형아 부작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졌다.
김요한 상무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개발하는 신약이 아니라면, 개발 단계의 신약 임상시험에선 임신부 혹은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을 배제하거나 피임을 권고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아무리 동물실험에서 안전성 확인을 하더라도 인체 임상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이 발생할지 알 수 없어서다"며 "임상 윤리 차원에서 임신부는 배제하거나 일정기간 피임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몰누피라비르 외 다른 경구용 치료제나 신약도 이런 절차를 통해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시 성별 고려사항 가이드라인'을 보면 "가임기 여성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전에 생식발생독성시험을 완료해야 한다. 임신과 관련돼 사용되는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을 제외하곤 시험계획서에 개발 약물의 태아 노출 가능성 최소화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연구 기간이 길 경우 임상 참여 기간 동안 피임을 확실히 하고 성관계를 자제하며, 임신테스트 하는 것도 약물의 태아 노출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고 명시돼 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3상 데이터가 나오진 않았으나 기형아 관련한 보고는 없었기에 우려할만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형아 논란 외에도 온라인에선 "이 약 먹으면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논란은 이 약의 작용기전에서 시작된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여러 RNA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바이러스의 RNA에 삽입돼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복제할 때 사용하는 효소(RNA 의존성 RNA 중합효소)를 방해한다. RNA 바이러스에 변이를 일으킬 정도면 DNA에도 작용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김 상무는 "이미 동물실험에서 DNA에 돌연변이나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전임상 시험에는 2건의 설치류 돌연변이 유발성 분석(Big Blue 및 PIG-a)이 포함됐다. 인체에 투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용량을 더 오래 투여했다. 분석 결과 몰누피라비르는 임상에서 노출된 농도로는 동물모델의 DNA에 돌연변이나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상무는 "몰누피라비르는 3상 중간 분석 결과 입원·사망률을 약 50% 감소시켰고 델타, 뮤 등 변이에 대해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며 "3상에는 전체 환자의 80%에 달하는 델타, 감마, 뮤 변이 확진자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내에서 작용해 변이에 강점을 보인다. 위드코로나 시대로 갈 때 중요한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다"며 "특히 입원 없이 치료가 가능해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악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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