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주년 특집]로버트 바이어 "기후변화,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촉발 원인"

기사등록 2021/11/03 05:00:00 최종수정 2021/11/03 05:02:49

로버트 바이어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PIK) 수석과학자

"기후변화로 종간 새로운 상호작용…바이러스에는 기회"

"기후변화, 코로나19와 유사 또는 더 심각한 팬데믹 촉발"

기후위기로 인한 박쥐 분포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연구

"병원체 보유종 지리적 분포 변화…바이러스 확산·전파·진화 기회"

[런던=뉴시스]로버트 바이어 독일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PIK) 수석과학자. (사진: PIK 웹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기후변화로 인한 종(species)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이 바이러스가 지리적으로 확산해 다른 종으로 전파되고 진화할 위험한 기회를 조성하고 있다."

독일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PIK)의 로버트 바이어 수석과학자는 2일(현지시간)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감염병 출현과 확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신 동물학자인 바이어 수석과학자는 기후 변화로 인한 전 세계 박쥐 분포의 변화가 코로나19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박쥐는 코로나19의 동물원성 기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5월 '종합환경과학지'(STE)에 실린 그의 연구는 중국 남부와 미얀마·라오스 인접 지역에 기후변화 여파로 박쥐의 종 풍부도가 높아지면서 '핫스팟'(집중지역)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에서 박쥐 매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 문제가 바이러스 진화나 전파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어 수석과학자는 기후변화가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하거나 더욱 심각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지에 대해 "가능성이 분명 있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신종 감염병 맥락에서 기후변화의 위협을 설득력 있게 지적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는 이전에 서로 겹치지 않았던 종이 겹쳐지는 방식으로 병원체 보유종의 지리적 분포를 변화시킨다"며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다른 종으로 넘어가 추가로 확산하고 진화할 기회도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바이러스가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넘어오는 것을 가능하게 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뉴시스]바이어 수석과학자의 연구에서 20세기 초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지역별 박쥐 종 풍부도 증가를 표시한 지도. (사진: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어 수석과학자는 기온 상승 역시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높은 온도가 동물 안의 바이러스 입자 총량을 늘려 전염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기온 상승이 열에 대한 바이러스의 내성을 키울 수도 있다"며 "감염성 질병에 대한 우리의 주된 방어 시스템 중 하나가 체온을 높이는 것, 즉 발열인 만큼 이는 결국 감염률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 수석과학자는 "바이러스 보유종이나 이 것들의 바이러스가 사람과 접촉하는 기회를 줄여야 한다"며 "이들 종의 자연 서식지로 농업과 도시를 확장하는 것을 가능한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기후변화가 향후 몇 년간 감염병에 미칠 해로운 영향은 어느정도는 이미 바꿀 수 없는 상태"라고 봤다.

이어 "안타깝게도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맞서 당장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는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도 지구 온난화는 호전되기 전에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면서 "정치적으론 탄소배출 감축에 관한 국제협약을 이행·개선하고 개인 차원에선 각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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