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3일차 쟁점도 '대장동'…파행 없었지만 곳곳서 공방

기사등록 2021/10/06 14:23:32

정무위 '50억 클럽' 공개 파장…여야, 대장동 의혹 '네 탓' 공방

환노위서 與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공세…野는 특검 주장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50억원 약속 그룹' 명단을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강지은 손정빈 기자 =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 사흘째인 6일에도 국감장 화두는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었다.

대부분 국감장에서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 요구' 피켓을 치우면서 지난 1·2일차 국감과 같은 파행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여야는 대장동 의혹으로 상대방을 겨냥해 거센 공세를 펼쳤다.

여야는 국감 3일차인 이날 정무위원회(금융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기획재정부), 국방위원회(합동참모본부), 외교통일위원회(주중·주일대사관), 보건복지위원회(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환경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등 6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정무위의 금융위 국감에서는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고위 인사들이 50억원의 로비 자금을 받기로 약속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이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처음 공개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과 복수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과 대화에서 50억원 씩 주기로 한 6명의 이름이 나온다"며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무소속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홍모씨 등이 명단에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민주당은 곽 의원이 연루됐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건을 특정 정당의 게이트로 치부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박 의원이 공개한 이름들이 대부분 박근혜 정부 사람들인데 이를 '이재명 게이트'로 몰아가는 것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발하고 국민의힘이 이를 다시 반박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6. photo@newsis.com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홍모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박근혜 정부 때 사람들"이라며 "왜 결론이 이재명으로 가냐. 국민의힘 게이트가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선 사실을 가지고 논쟁을 해야지 소설을 쓰고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명백한 정체 공세"라고 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돈을 주고 받은 자가 게이트의 주체다. 이것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현재 곽 의원이 연루됐고, 윤석열 후보가 부친 집 거래를 통해 연루됐다. 이재명 후보는 연결 고리가 안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방금 (명단에서) 거론한 사람들은 노무현·김대중 정부 때도 검사였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요직에서 잘나가는 검사였다"며 "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말하냐"며 되받았다.

그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이라고 주장하면서 "일개 운전기사에 불과하던 사람을 기획본부장에 앉히고 그 다음에는 차관급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앉혔다"며 "그래서 이것은 이재명 게이트"라고도 했다.

환노위의 고용부 국감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산업재해 등을 이유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민주당은 산재 신고 내역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산재 은폐 여부와 금액의 실체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여당위원 좌석에 화천대유는 아빠의힘 게이트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 2021.10.06. ppkjm@newsis.com
이수진(비례) 의원은 "고(故) 구의역 김군은 (산재 보상으로) 8000만원,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고 김용균씨는 1억3000만원을 받았다"며 "아빠가 누구냐에 따라 위로금 44억원을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임종성 의원도 안경덕 고용부 장관에 "상식적으로 44억원 위로금이 이해가 되느냐. 어떤 국민이 인정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안 장관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안호영 의원도 "이 사안은 퇴직금이냐 성과급이냐 산재 위로금이냐에 따라 각 노동관계법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충분한 의혹이 있는 만큼 노동관계법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당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성원 의원은 "여당에서 계속 화천대유를 언급하는데, 고용부에서는 이게 산재인지 은폐인지 정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요청하듯 실체적 진실을 위해서는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국감장과 다르게 이날 환노위 국감장에서는 대장동 관련 피켓을 여야가 그대로 부착해 국감 시작 전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민주당은 '화천대유=아빠의힘 게이트', '50억원이 산재 위로금?' 등의 피켓을, 국민의힘은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피켓을 각각 자리에 부착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야당위원 좌석에 특검수용을 촉구하는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 2021.10.06. ppkjm@newsis.com
이를 놓고 여당 간사인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피켓을 떼고 진행하자"고 했지만 야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을 수용하라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고 맞서서 결국 피켓을 붙인 채 국감이 진행됐다.

기재위의 기재부 조세 분야 국감에서도 대장동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대장동 개발 이익 배당금 관련해서 개인법인들이 적법하게 세금을 냈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문이 많은 것 같다"며 "이것과 관련해 국세청과 논의해서 민간 사업자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 캠프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해서 국회나 정부가 무엇을 교훈으로 삼아야 될 것인지를 심도있게 살펴봐야 한다. 토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 사용권이나 처분권은 부여를 해도 토지로부터 발생한 이익, 즉 지대라든가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공유하는 것이 맞다"며 개발이익환수법 처리를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개발이익을 부추긴 게 지난 박근혜 정부 때 4·1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이라며 "4·1 대책 문서를 보면 개발부담금 면제를 비롯해서 공공주택 공급 축소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특히 이 방침에 따라 2014년에 개발부담금 비율을 면제·감면하는 법안을 정부가 내고 2015년에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발부담금 3년 특례 법안을 내는데 정부와 새누리당이 개발이익 환수를 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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