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면 안 된다"

기사등록 2021/09/16 12:15:29 최종수정 2021/09/16 14:17:17

휴먼라이츠워치, 16일 대통령·국회 등에 서한 보내

"법안 모호해 남용 우려 있다…일부 조항 삭제하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 5차 회의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5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수습 기자 =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다른 단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수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HRW는 16일 홈페이지에  국제인권기구 아티클19, 정보인권단체 진보넷, 사단법인오픈넷과 함께 서명한 서한 내용을 공개하며 "국회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먼저, HRW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모호한 정의가 언론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언론사가 소송에 휘말리기 싫어 자기 검열을 하게 되면 비판적 보도, 소수의견 보도 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보의 자유로운 확산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HRW는 주장했다.

또,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으로 허위·조작보도를 하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HRW는 개정안이 '보복적' 보도의 구성 요건에 대해서 세세한 정의를 내리지 않아 남용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언론사는 결국 비판적 보도 시, 정보원의 정체를 밝히거나 손해를 배상하는 것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RW는 공동 서한에서 이러한 내용에 해당하는 개정안 제2조 17의 3호와 제30조의 2, 제2조 17의 2호, 제17조의 2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HRW 선임 연구원 리나 윤은 "이 법이 한국 언론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에 보복할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중재법 수정 전까지는 절대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말아달라"고 국회에 당부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본회의 상정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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