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왕이는 韓 도착

기사등록 2021/09/14 06:30:00 최종수정 2021/09/14 08:32:13

3개월 만에 회동…한미 양자협의도 예정

한미일 3국 대북 인도적 지원 논의 주목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가운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의 성 김(왼쪽) 대북특별대표, 일본의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6월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9.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4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모여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회동 몇 시간 뒤에는 이틀간 방한하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에 도착한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한다.

이날 3국 협의에 이어 한미 양자협의도 열린다. 한일 협의는 이미 13일 진행됐다.

이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지난달 서울과 워싱턴DC에서 연이어 만나며 대북 지원을 논의했다. 양측은 인도적 지원이 가능한 분야로 감염병 방역, 식수, 위생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노 본부장은 12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에게 "대북 인도적 협력 프로젝트의 한미 공동 추진을 위한 협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쏜 이후 동향과 관련한 정보 공유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1일과 12일 이틀간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주장한 순항미사일 사거리는 1500㎞로, 사실이라면 북한 전역에서 서울,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를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7월부터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이어 순항미사일이 발사된 상황에서 인도지원 논의가 전격적으로 진전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를 위반하지 않는단 점에서 비교적 저강도 도발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예고한 대로 무력시위에 나섰지만 수위는 낮췄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해온 왕이 부장의 방한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이 모인 시점에 도발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수위를 조절해 왕 부장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왕 부장은 연합훈련 중단, 쌍궤병진(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병행추진)을 이야기하면서 북한 편에서 이야기를 해왔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쏴버리면 그런 이야기를 하기 어려워진단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순방을 마치고 이날 저녁 서울에 도착해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4월 중국에서 개최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양측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둔 양국의 실질 협력 방안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왕 부장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한국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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