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먹는 코로나 치료제' 확보전…정부 "선구매 협의중"

기사등록 2021/09/09 05:00:00

백신 이어 코로나 치료제 확보 경쟁 나설 듯

미국 머크사, 10월 美 FDA 긴급사용승인 전망

정부, 내년까지 치료제 3만8000회분 예산 배정

"20일도 못갈 물량"…예산 추가 편성 가능성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평가받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올해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에 이은 '치료제 확보전'이 예상되자 정부가 선구매 계약 체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선제적 확보뿐만 아니라 구매 물량도 늘려야 한다고 당부한다. 백신처럼 치료제도 생산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빠르게 구입에 나서지 않으면 수급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8일 치료제 선구매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비공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이날 오후 기자단 설명회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선구매 협의 중이지만 협의 사항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계약 완료 시 공개 범위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도입을 위해 올해 추경에서 1만8000만명분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 2만명 분 등 총 3만8000여명분의 예산을 반영한 상태다.

현재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제약사는 미국 머크사로, 이르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미국 머크사와 먹는 치료제 1만8000명분 선구매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선구매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38명으로 집계된 7일 오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1.09.07. lmy@newsis.com
전문가들은 지금의 확산세라면 치료제 3만8000회분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추가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환자가 생기면 경증, 중증 여부와 상관없이 타미플루를 복용하듯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며 "하루 2000명이 확진되면 3만8000회분으로는 환자들이 20일도 못먹는다. 미국처럼 대량 선구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머크사의 경구용 치료제 170만회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치료제 추가 확보와 관련, 질병청 관계자는 8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재정 당국 및 국회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당국의 입장도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4차 유행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 더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필요성을 시사했다.

관건은 구매에 필요한 예산이다. 정부는 현재 책정된 예산 362억원에 예비비를 추가 편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수 질병청 기획재정담당관은 지난달 31일 "2022년 질병청 예산안에 경구용 치료제 약 2만명분에 해당하는 예산이 반영돼 있다"며 "추후 환자 발생 상황 등을 감안해서 필요하다면 예비비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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