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명칭 자제" "거리두기 폐지 없다"...정부 '또 잘못된 신호 줄라' 신중

기사등록 2021/09/07 05:00:00 최종수정 2021/09/07 07:21:16

6~7월 거리두기 체제 개편 중 4차 유행 발발

9월 여전히 유행 한복판…긴장도 완화는 성급

"독감과 같이 관리 전까진 거리두기 유지해야"

일각선 "감내할 기준 필요…국민 공감 얻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2021.09.0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와 같은 급진적인 방역 완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체재 전환 과정에 발생했던 4차 유행을 고려한 것인데, 전문가들도 단계적인 방역 완화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10월3일 이후에는 유행 상황을 판단해 방역의 강도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의 모두발언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어 나가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대로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 대한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등 앞으로 점점 더 영업 정상화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 58.4%, 완료 34.6%다. 정부는 추석 전까지 전 국민의 70%에 해당하는 3600만명의 1차 접종, 10월까지 3600만명의 접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접종률이 목표치에 육박하면서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우선 정부 내에서는 '위드 코로나'라는 명칭 자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용어의 정의가 불분명하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적 조치가 아예 폐지되는 의미까지 담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정부는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일시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월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과정에서 방역 긴장감이 예상보다 훨씬 이완돼 4차 유행이 증폭된 현상을 고려하면 9월에 방역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유행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상반기 중 고위험군 중심 1300만명 이상의 1차 접종 완료를 목표로 내걸고, 이를 바탕으로 7월부터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7월부터 방역 강도가 완화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됐는데, 결과적으로 7월부터 네 자릿수의 4차 유행이 발생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의 개념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면 방역적 긴장도가 이완돼 유행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이라는 게 실질적인 조치보다는 국민에게 주는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라며 "신호 관리를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이런 (위드 코로나) 표현들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방역 완화의 신호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제도 내에서 기준에 따라 운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긴장을 해제하는 단어여서 적절치 않다. 때가 되면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방역을 풀면 된다"라며 "종식이나 독감 관리 체계와 같이 관리가 가능할 때까지는 거리두기 단계를 기준에 따라 조정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다만 향상되는 접종률과 향후 감소할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단계적인 방역 완화 정책은 논의가 필요하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위드 코로나 전략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중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줄이고,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감내해야 할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직역과 전문가 등이 합의를 해야 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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