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위 "공정·타당하게 실시된 점 재확인"
52개교 중 47개교 이의신청…재평가 요구 多
233개교 정원감축 조건으로 수십억 재정지원
"탈락大 재도전 기회 줘야 한다는 의견 검토"
이로써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 탈락 대학 52곳이 연간 수십억에 달하는 국고 예산을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 하반기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도 신입생 모집에서 불이익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규원 구조개혁위원장(경북대 교수)은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본역량진단이 공정하고 타당하게 실시됐음을 재확인했다"며 "최종 결과를 기존에 발표한 가결과와 동일하게 확정한다"고 밝혔다.
탈락대학 90% 이의신청…전부 기각
교육부는 8월 17일 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233개교는 일반재정 지원 가능 대학에 선정됐지만 나머지 52개교는 탈락했다.탈락 대학 중 4년제 일반대는 ▲성공회대 ▲성신여대 ▲수원대 ▲용인대 ▲인하대 ▲총신대 ▲추계예대 ▲KC대 ▲평택대 ▲한세대 ▲협성대 ▲가톨릭관동대 ▲김천대 ▲대신대 ▲동양대 ▲상지대 ▲위덕대 ▲가야대 ▲부산장신대 ▲군산대 ▲세한대 ▲한일장신대 ▲극동대 ▲유원대 ▲중원대 등 25개교다.
전문대학의 경우 ▲계원예술대 ▲국제대 ▲김포대 ▲동아방송예술대 ▲수원과학대 ▲숭의여대 ▲신안산대 ▲장안대 ▲경북과학대 ▲대구공업대 ▲성운대 ▲수성대 ▲호산대 ▲부산예술대 ▲창원문성대 ▲기독간호대 ▲동강대 ▲동아보건대 ▲전남도립대 ▲전주기전대 ▲강동대 ▲강릉영동대 ▲세경대 ▲송곡대 ▲송호대 ▲한국골프대 ▲혜전대 등 27개교가 사업에서 배제됐다.
교육부가 8월20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탈락대학 52개교 중 일반대 25개교, 전문대 22개교 등 47개교(90.4%)가 218건의 이의를 제기했다.
45개교는 지표별 진단 결과에 대해 203건의 이의신청을, 2개교는 부정·비리 및 정원감축 권고 미이행 감점사항 관련해 2건의 이의를 제기했다. 이밖에 13개교는 기타 의견을 제출했다.
세부적으로는 가결과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가장 많았다. 앞서 제출한 진단 자료가 평가에 반영됐는지, 비대면 진단 관련 추가 소명을 하겠다는 의견이 포함됐다. 해당 대학의 우수성을 강조하거나 일반재정지원 대학 선정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 진단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의신청처리소위원회(이의신청소위), 대학진단관리위원회, 구조개혁위 등 3단계 심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확정했다.
이의신청소위는 2018년 2주기 진단 당시 7명에서 3주기인 올해 17명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진단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을 중심으로 구성해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했다.
김 구조개혁위원장은 "이의신청소위는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진단위원들의 평정결과를 변경할 만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기본역량진단이 대학에서 제출한 자체진단보고서 및 관련 증빙자료 등을 토대로 사전에 확정된 진단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열린 대학진단관리위원회는 이의신청소위 검토 내용을 심의했으며, 각 대학의 이의신청을 전부 기각했다. 2일 열린 구조개혁위는 2021년 진단과정, 대학별 이의신청 심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가결과를 그대로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선정된 233개교도 정원 줄여야 재정 확보
올해 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4년제 일반대 136개교, 전문대 97개교 등 총 233개교다. 전체 진단 대상의 약 73%에 해당하는 수다.교육부는 2022년 하반기 이들 대학의 유지충원율을 점검하고, 충족하지 못한 만큼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이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일반재정지원을 중단한다.
교육부는 10월 중 '2022~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방향'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발표할 계획이다. 2022년도 교육부 예산안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도 일반재정 규모는 전년 대비 약 620억원 증액된 1조1230억원이다. 최종 예산은 연말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탈락 대학들은 일반재정 지원 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는 배제되지만 다른 특수목적 재정지원사업이나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은 모두 지원 받는다. 교육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부실 한계대학 18개교와는 다르다.
탈락 대학들은 정원을 감축하진 않아도 된다. 다만 교육부는 탈락대학 역시 정원을 일부 감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부터 대학정원이 4만명 이상 미달되고 있고, 학생충원율 등 정량지표로 매년 한계대학인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한계대학으로 지정되면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1~2개 지표 때문에 당락 갈리지 않아…재도전 기회 검토"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전체 선정대학의 90%를 권역별로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 10%는 전국 단위 경쟁을 통해 선발했다. 그 결과 권역별 경쟁에서 4년제 122개교와 전문대 87개교가 선정됐으며, 4년제 14개교와 전문대 10개교는 전국단위로 점수가 높은 순서에 따라 선정됐다.교육부는 각 대학에 지표별 점수를 안내했다. 추후 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구체적으로 담은 대학별 진단 분석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익현 고등교육정책관은 "학생들에게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지표가 이 평가의 핵심 지표"라면서도 "특정 1~2개 지표에 따라 당락이 좌우됐다고 하긴 어렵다. 미선정 대학은 전체적으로 다소 (선정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대학 구조개혁 진단 관련 의견을 검토하고 개선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별도 협의기구를 꾸릴 계획이다.
대학협의체, 국회 등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진단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방향과 대학 재정지원 방식을 논의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어려움을 고려해 탈락 대학에게 재도전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기본역량진단은 오늘 확정된 결과로 완료됐지만, 현장에서는 코로나19와 학생 수 급감으로 재정지원 중단이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고, 미선정 대학이 부실대학은 아닌데 낙인이 찍힌다는 점에 염려하고 있다"면서 "협의기구 논의를 통해 3년간 (재정지원) 중단이 아니라 중간에 명예회복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한지 협의기구에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