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尹 지지율, 잠행 속 반등 기미
KSOI 6~8월 조사 32.4%→ 26.9%→ 29.8%
'캐스팅보트' 중도층, 20~30대에선 하락 추세
영남·60대이상도 대선 출마선언 전보다 하락
그러나 내년 대선이 1~2% 초접전 양상으로 치러질 경우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트' 2030·중도층 표심은 여전히 하락세여서 윤 전 총장에게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번 주 일요일 젊은층과 중도층의 관심이 많은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이들의 표심 잡기에 총력전를 펼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의 최근 지지율을 살펴보면, 6월 대선출마 선언 후 대권 속성과외 논란을 일으키며 준비 부족을 드러내어 떨어진 뒤 민생행보 과정에서 잇단 설화에 휘말려 7월에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8월 들어 한동안 공개행보를 자제한 뒤로 지지율이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6월25~2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32.4%를 기록했지만 한 달여가 지난 조사에선 26.9%(7월23~24일)로 떨어졌다가 8월 말에는 29.8%(8월20~21일)로 다시 상승하며 30%선에 근접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변인데다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는 윤 전 총장이 '주 120시간 노동, '부정 식품',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건강한 페미니즘' 등 잇단 설화 논란을 일으키자, 일종의 '관리' 차원에서 8월 중반 이후로 공개 행보를 자제하면서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반문(反文) 정서를 타고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윤 전 총장이 '반사체'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도 있다. 실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지지율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3월1주 40.1%를 기록한 뒤 6월까지 줄곧 30%대에 머물면서 레임덕 논란이 가열됐다가, 7월1주 41.1%로 반등한 다음 8월3주 현재 41.6%를 기록, 계속 40%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월 34.4%, 4월 32%, 5월 30.5%, 6월 32.3%로 3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선을 회복한 7월로 들어서면서 윤 전 총장은 오히려 떨어졌다. 7월2주 27.8%→ 7월4주 27.5%→ 8월2주 26.3%→ 8월4주차 26.5%로 20%대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지지율의 흐름은 윤 전 총장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반문 세력을 등에 업고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로서의 속성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면 반대로 하락하는 만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다른 대선주자들보다 문 대통령의 국정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현 정권에 부정적인 반문 지지층의 결집 여하에 따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등락을 반복하거나 타격을 받을 여지가 크다.
실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전반적으로 국민의힘의 전통 텃밭인 영남권을 비롯해 중도층, 캐스팅보트를 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도 하락하며 지지율의 핵심 기반인 지역, 이념, 세대에서 모두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KSOI의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로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의 20~30대 지지율은 6월 47.3%에서 8월 42.6%로 5%p가량 빠졌다. 전통 지지층인 60대이상에선 같은 기간 44.6%에서 40.2%로 하락했다.
이념 성향에서도 보수충은 6월 43.7%에서 8월 45.9%로 올랐지만, 중도층은 38.9%에서 29.6%로 10%p 가까이 급락했다.
야권 대선주자 중 윤 전 총장은 영남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6월에는 73.7%(대구·경북 38.5%, 부산·울산·경남 35.2%)에서 8월 71.6%(대구·경북 42.6%, 부산·울산·경남 29.0%)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호남·민주당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며 외연확장에 박차를 가했지만, 광주·전라지역의 지지율은 20.8%(6월)→8.2%(8월)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반면에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16.5%→21.7%)과 유승민 의원(8.7%→17.3%)은 각각 동반 상승하며 대조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이 거대양당 중심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커 치열한 진영대결 속에서 51대 49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 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 공약을 내놓으면서 정치권에 논쟁을 일으켜 이슈를 선점하고 주목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윤 전 총장도 상징적인 공약을 내놓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29일에 첫 번째 대선 공약으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것도 이 같은 지적을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측 관계자는 "대통령선거 경선 일정이 시작되면서 정책공약을 발표해나갈 예정이었다"며 "대외적인 공개 일정이 소강국면이었던 것도 8월 말부터 경선이 시작되니까 그동안 전문가들과 정책을 점검하고 준비해왔다. 윤 후보가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과 대안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대부분은 반문"이라며 "반문진영에선 홍준표 후보도 있지만 본선에 나가서 이길 수 있을까? 아닐 것이라 보고 윤 후보를 밀어주는건데 막상 실력을 보니깐 형편 없어서 지지율을 철회하다가 또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얄미운 것도 있어서 국민의힘을 찾다보니 윤 후보를 다시 지지하는 이런 현상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의 높낮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윤석열 후보의 대항마가 없으면 윤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며 "윤석열의 정치력은 야당 지지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다른 대안이 있다면 급격하게 이동하겠지만, 대안이 없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윤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고 그게 국민의힘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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