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봐" 아프간 미군의 물 한 모금의 온정

기사등록 2021/08/23 18:57:46 최종수정 2021/08/23 19:01:36

카불 공항 어린이들에게 물 직접 먹여

"암울한 상황 속 잠시나마 희망 보여줘"

[서울=뉴시스](사진=트위터 캡처) 2021.08.23.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파병된 미군이 어린이들에게 물을 나눠 먹이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동영상엔 미 해군 한 명이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물을 한 모금씩 나눠 먹이는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이 촬영된 날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장소는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입구 인근으로 알려졌으며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듯 우산으로 해를 가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해군은 모여 있는 사람들 중 어린이들에게 차례로 물을 한 모금씩 먹였다. 부모에게 안겨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있던 어린이는 어깨를 톡톡 쳐 부른 뒤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앞에 앉아 있는 여성의 품에서 꼼지락대던 어린 아이에겐 '아~'라면서 입을 크게 벌리는 시늉을 했고 아이가 물을 받아 먹다 놀라 고개를 홱 돌리자 귀엽다는 듯 '오구오구'하며 미소를 가득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다른 아이에게 물을 나눠줬다.

군복 차림이었지만 이질감은 없었다.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 이 병사의 상냥한 의도를 느낀 듯 함께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이 광경을 바라봤다.           

아프간은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장악했다. 탈레반을 피해 고국을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카불 하미드 카이자르 공항으로 몰리면서 공항은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탈레반이 육로를 장악해 현재 아프간을 탈출할 수 있는 경로는 카불 공항이 유일하다.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밖은 탈레반이 통제해 공항 안으로 진입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항공기에 매달리는 등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던 현지인 등이 목숨을 잃었고 아수라장이 된 공항에서 2세 여아가 압사당하는 비보도 전해졌다.
 
이 영상은 암울한 아프간에서 잠시나마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