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천공항이 카불 될라" vs 정의용 "황당한 비교" 발끈(종합)

기사등록 2021/08/23 16:42:07

鄭, 아프간 비유에 "그런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와"

野 "국민 우려 굉장히 커" vs 鄭 "불안 조성 말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정진형 기자 = 2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선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야당이 한국 안보 상황에 빗댄 것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발끈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발단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카불공항의 참사, 탈레반의 아프간 무혈입성을 보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며 "많은 걱정을 하는 분들은 인천공항이 카불 공항처럼 되지 말란 법이 있느냐고 한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정 의원이 "어떤 유명한 기업인은 휴지가 안된 평화협정은 없다고 했다"며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는 얘기다. 이번 아프간 사태가 보여주듯 실질적인 비핵화가 되지 않은 설익은 평화협정은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아프간 평화협정에 빗댄 셈이다.

그러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서 우리의 안보 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황당한 비교라고 본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같은 허약한 정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잘 아시다시피 우리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됐을 뿐 아니라 확고한 안보관을 갖고 우리나라의 자체 방위력을 엄청나게 계속 증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8월19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설명한 것처럼 한국의 안보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연관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우려는 근거 없다고 본다"며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를 부패와 무능으로 몰락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비교를 하실 수 있냐"고 따졌다.

이에 정진석 의원이 "언론과 국민들의 우려가 황당한 것이냐. 평화협정 이후 저런 참상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아프간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그런 말씀하시는 것이 국민들의 우려를 부추기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다"며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것을 아프가니스탄의 무능함, 부패함과 비교해서 말씀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저로서는"이라며 거듭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23. photo@newsis.com

이에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국민의 우려가 굉장히 크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았고, 정 장관은 "내가 심하게 말씀드린 것 같지 않다. 대한민국과 아프간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근거가 없다"고 맞받았다.

지 의원이 재차 "장관이 어떤 동네에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그건 의원이 불안해할 필요없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 왜 아프간 사태 같은 것에 불안해 하느냐"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자꾸 뭐가 불안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무슨 불안이 있는지 말씀해보시라"면서 "의원님같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분이 그런 불안을 조성해선 안된다고 본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도 언론도, 제 자신도 불안해서 아프간 사태를 보며 한국도 걱정된다고 얘기하는 것을 놓고 장관이 '황당하다. 불안을 부추긴다. 그러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장관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따졌다.

김 의원은 "장관은 국민도 그렇게 황당한가. 야당 국회의원들이 황당한가. 그걸 걱정하는 언론들이 황당한가"라며 "어떻게 국회에 와서 장관이 부하 다루듯이 하느냐"고 질타했다.

야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정 장관은 "내가 성격이 못돼서 야당 의원 몇분이 질문하는 것에 불끈했다"며 "최근 아프간 사태가 발발한 다음 일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에 너무 터무니 없다는 생각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한편 외통위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재석 12명 중 찬성 9명, 기권 2명으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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