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의한 협약·협정 넘어서는 문제 있을 수 있다"
송영길·박용진, 22일 낮 서울 영등포구서 오찬
송영길 "협력 아프간인들 한국으로 데려와야"
박용진 "안보, 투명·확고해야…유능한 진보 길"
宋, 경선 일정 연기 요구에는 "검토해 보겠다"
송 대표는 이날 낮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대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맡아서 했던 아프가니스탄 한 주의 여러 가지 병원·학교 건설 관련 프로젝트에 함께 했던 엔지니어들,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이 약 400명이 된다고 한다.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송 대표의 이 같은 제안과 관련, "좀 더 난민 문제 관련해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고, 국제적인 책임성도 높여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갑자기 보도된 주한미군 기지 내 난민촌을 만드는 문제는, 주한미군 기지가 난민촌으로 되는 것은 미국이 우리와 합의한 협약·협정을 넘어서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신중히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송 대표는 "뉴스에 나온 주한미군 기지에 미국에서 할당한다는 건 별론이고, 정부가 함께 일했던 엔지니어를 비롯한 아프간인들은, 함께 일했던 건 별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라고 발언 취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송 대표에게 "민주당은 '남북 화해·교류·협력에만 관심 있고, 안보에는 관심 없는 것 아니냐'는 오해들도 있다"며 "보수진영에서 부풀려놓은 오해이긴 한데, 집권여당의 대선주자와 집권여당 대표께서 안보 문제와 관련해 보다 투명하고 확고하고, 예측 가능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도 제안했다.
이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제1호, 무력도발을 용납 않는다, 2호 흡수 통일 반대한다, 3호 남북 화해·협력을 강화한다는 부분에서 제1원칙을 당 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유능한 진보의 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송 대표는 "햇볕정책은 튼튼한 안보, 흡수통일 반대, 평화적 원칙 이런 말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제가 당대표 된 이래 6·25 전쟁영웅 김종오 (제6)사단장, 손원일 해군 제독 묘를 참배했고 그 이후로도 일관되게 안보 행사는 빠지지 않고, 제복을 입고 나라에 헌신한 분들을 좀 더 예우하기 위해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아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김두관 의원을 거론하며, "김두관 후보 캠프에서 많은 걸 요청한 것도 아닌데 경선 일정을 조금만 더 조정했었으면 어땠을까"라며 "본인이 실수·잘못한 것도 아니고 이런 돌발상황은 누구한테나 올 수 있는데, 김 후보가 서운해 하시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일정 연기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이 말한 보도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대한민국 미군기지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나온 거 같은데, 전혀 (우리 정부에서) 논의된 바가 없고 그게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또 "(박 의원은) 여러 가지로 대세에 추동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분"이라며 "우리 후보들 간에 서로 공방이 되더라도 항상 배려를 하면서 통합을 염두에 두고 크게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 연기 요청에 대해선 "잘 검토하고 선관위(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논의하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박 의원은 "동시 감세 문제, 김포·인천공항의 통합 이전 문제,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문제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당의 금기이고 진보에서 말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인데, 이에 대해 진보의 영역을 좀 넓히고 담장 내 갇히지 않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 대해 (송 대표가) 긍정적으로 말씀을 주셨고, 격려도 많이 주셨다. 이런 금기도 깨보라고 몇 가지 숙제를 더 주셨다"며 "이번 대선 이후 민주당이 확장적으로 가려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