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부터 경찰 채용시험 시작
입실 전부터 시험장 앞에 수험생들 대기
'전자문진표 도입'에 비교적 수월한 입실
우려는 여전…"보여주기 방역 그치면 안돼"
감염 예방을 위해 경찰은 최초로 서울 내 시험장들에 '전자문진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지만 시험장을 찾은 일부 수험생들의 '감염 우려' 목소리는 여전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4만6000여명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2021년 제2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다.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약 1시간40분 동안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시험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당초 일정대로 이날 시험을 진행했다.
서울 내 시험장 중 한 곳인 서울 은평구 진관중학교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실 시간인 오전 7시30분 전부터 수험생 30여명이 진관중학교 정문 앞에 일렬로 줄을 서고 입장을 기다렸다. 수험생들의 입실 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9시20분까지다.
오전 7시30분이 되자 입실이 시작됐고 수험생들은 정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전자문진표 작성 및 확인을 위해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이날 진관중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은 약 7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문에서 수험생들 안내를 도운 관계자와 경찰관 등은 수시로 '전자문진표를 확인해달라', '서로 간의 간격을 맞춰달라', 'QR코드를 확인해달라'고 수험생들에게 요청했다. 정문부터 학교 입구까지 바닥에는 수험생들의 거리두기를 위해 2m 간격으로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수험생들의 입실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다. 정문에서 QR코드를 확인한 뒤 '정상'인 파란색이 나오면 정식 교실 쪽으로 이동했고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주황색이 나오면 별도 시험장이 마련된 '주 출입구'까지 곧바로 이동하도록 안내를 받았다.
정문으로 들어간 뒤 학교 입구 앞에서 경찰은 수험생들의 전자문진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온도 체크를 진행했고, 이상이 없는 경우 수험생들은 손소독제를 사용한 뒤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입실이 종료된 오전 9시20분께까지 주황색 코드가 발급돼 내부에서 추가 검사를 받은 수험생들은 일부 있었지만 실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별도 시험장으로 옮겨진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경찰은 안전한 시험 환경 조성을 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8시10분께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 원모(28)씨는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못하고 감염에 취약한 20~30대인데 시험을 위해 지방에서 대도시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서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방역 조치를 한다고 해도 무증상자가 있을 수 있고 감염될 경우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전했다.
원씨는 "경찰도 방역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전자문진표 도입이) 경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고 방역에 더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수험생 A(29)씨는 "어차피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는 안 보여서 시험을 연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오늘 진행하는 게 나은 것 같다"며 "전자문진표를 사용해봤는데 이전에 비해 뭐가 더 나아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장 내부를 보고 왔는데 한 교실에 책상이 20개 정도 마련됐고 간격은 1m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책상에 별도의 칸막이는 설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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