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 때 이재명 경남行…황교익과 유튜브 촬영
이낙연 측 "黃 촬영 강행하고 이튿날 현장 가…경악"
野도 융단폭격 "대선후보는커녕 지사 자격도 없어"
하태경 "황교익과 떡볶이 먹방…정크푸드 같은 사람"
경기도 해명 "상황 실시간 보고받아…과도한 억측"
이번에는 지난 6월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유튜브채널 '황교익TV'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새로운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진화 작업 중 고(故) 김동식 119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된 후에도 지방 일정을 소화하며 공교롭게도 황교익씨와 인터뷰를 한 것을 놓고 여야 경쟁주자들은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이 지사가 이천 화재 사고 당일인 6월 17일 경남도와의 상생협약식 일정을 위해 경남 창원을 방문해 김경수 당시 경남지사를 만난 후 오후부터 저녁까지 창원 마산합포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황교익씨와 유튜브 채널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는 언론 보도를 소개했다.
김 구조대장은 같은 날 오전 진화작업 중 고립된 지 이틀 만에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배 대변인은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 지사가 화재 사건 당일 황 씨와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며 "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화재 당일 창원 일정을 강행했고, 다음날인 18일 오전 1시32분에야 화재사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며 "관련 보도에 대해 성실하게 국민께 소명해달라"고 이 지사를 정조준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이 지사 공격 대오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화재발생 당일 오전, 순직한 소방관의 고립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이 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1천400만 경기도민 생명을 책임질 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이라며 "그런 사람은 대선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는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하고 싶으면 유튜브를 합니다"라며 "양심이 있으면 대선후보는 물론 지사직도 사퇴하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나. 황교익 씨와 창원까지 내려가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정크푸드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온 나라를 헤집어 놓고 다니다니,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까 등골이 오싹해 진다"고 힐난했다.
윤희숙 의원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때, 전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들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며 "긴말 필요없고, 정상인 범위를 이렇게 벗어난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을 참아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 경기도지사건, 대선후보건 모두 당장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20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재명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지사 일정 시간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는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남과의 협약식에 참석했고, 이후에도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며 "이어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예정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다음날로 예정된 고성군과의 협약 등 공식 및 비공식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현장으로 출발했으며 18일 새벽 1시 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화재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다. 애끓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도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씨가 이슈가 되다보니 당시 상황이 다시 나오는 것"이라며 "이 지사는 오히려 예정돼있던 일정도 취소하고 상경했다"면서 진화에 부심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정가에선 지난 2016년 이 지사가 "대통령의 제1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고 세월호 침몰시 구조 책임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월호 7시간' 관련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던 것이 재조명되는 등 논란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어 향후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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