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화재 발생 후 현재까지 4대 손보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접수된 자동차보험 피해 차량은 약 470대로 집계됐다. 피해 차량 가운데 고급 외제차가 다수 포함돼 실제 피해 금액은 커질 전망이다. 전체 피해차량의 40%가 외제차이며, 메르세데스벤츠가 약 100대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제차가 많으면 피해 규모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일로 보험사들이 상담 부스를 마련하고 사고 피해 접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경미한 피해를 당했으면 접수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4대 손보사 외에 중소형 보험사의 접수 건은 합산되지 않은 만큼 보험사의 피해 접수 건수가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11시9분께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출장 세차영업용 승합차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시작됐다. 이 화재로 출장 세차 직원은 온몸에 화상을 입었고,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차량 규모는 666대다. 완전히 전소한 것으로 신고된 차량은 34대로 파악됐으며, 충남소방본부는 당시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금액을 19억원(차량 10억원·부동산 9억원)으로 추산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초기 조사에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출장 세차 차량 폭발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과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과수의 감식 결과는 빠르면 20일에서 한 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에서는 차량 피해에 아파트 지하 시설물 피해까지 합산할 경우 전체 손해액이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화재 원인이 된 출장세차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물 한도는 1억원으로,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기에는 부족한 액수다.
업계의 관계자는 "피해 차량이 자기차량손해(자차) 특약에 가입돼 있으면 보험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고, 이후 보험사는 피해를 일으킨 사람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차 특약에 가입돼 있지 않은 피해 차량이 문제"라며 "이 경우에는 본인이 수리비를 부담하고 출장 세차차량 운전자와 소속 업체에 직접 구상해야 하는데, 보상을 다 받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크지만, 출장 세차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물 한도가 1억원이기 때문에 보상 문제가 복잡할 것 같다"며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 소재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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