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통일부·군 소통 미성사
北, 연합훈련 관련 비난 담화 이후
대화 재개 노력 중 소통 단절 상황
북미, 남북 관계 교착 가능성 상당
10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통일부와 군 차원의 남북 통신선 소통이 일제히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소통 경로는 지난달 27일 복원 결정이 이뤄진 남북 통신선에 해당한다.
먼저 오후 4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기통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오후 5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소통도 성사되지 않았다. 오전 통화는 정상 진행됐지만, 오후 들어 끊어진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경우, 우리 측은 정기통화를 시도했으나 북한 측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남북 통신선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복원 이후 처음이다.
이번 소통 중단은 이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비난 담화 이후 이뤄졌다. 북한 측이 연합훈련 진행에 반발해 통신선을 다시 단절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연합훈련을 '대 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 표현'으로 언급했고 미국 대북정책 방향인 외교적 관여,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불통이 일시적 문제인지, 북한 측이 소통 재단절에 해당하는 조치를 공식적으로 취한 것인지 여부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북 통신선 복원은 북미 대화, 남북 협력 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주요 계기로 평가됐다. 정부도 대화 성사, 협력 재개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던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통일부는 지난달 29일 공동연락사무소 경로로 남북 영상회의 체계 구축을 제안했으며, 같은 달 30일 민간단체 대북 인도적 협력 물자 반출을 전격 승인 재개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한미 부처 간 국장급 회의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 남북 협력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날 이후 당분간 북미, 남북 관계는 교착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합훈련을 계기로 한 북한 측 도발성 행동 전망도 오르내린다.
앞서 정보당국도 연합훈련에 따른 북한 측 상응 행동 가능성을 전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진행 소지가 있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미중 경쟁과 맞물려 정세 해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북중 접점 확대 기조 속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이례적으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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