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ARF서 "연합훈련, 건설적이지 않다" 반대
외교부 "왕이 발언 이례적…배경·의도 분석 중"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왕이 부장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 관해 "왕이 부장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말했는데, 그에 대해 청와대가 특별하게 코멘트 할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6일 화상회의 형태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현 정세 하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건설적이지 않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회복하고 싶다면, 긴장으로 이어질 어떤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또 "북한이 최근 몇 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면서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방법은 북한 관련 결의 및 대북제재를 조속히 완화해 대화와 협의를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왕 부장의 이러한 주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잠시 중단하고, 한·미 역시 대규모 훈련을 일시 중단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기존 중국의 대북정책 노선인 '쌍중단'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의 국제사회에서는 연합훈련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며, 북한을 포함한 특정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연습이란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왕 부장 발언이) 이례적인 반응이라고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배경이나 의도에 관해선 분석 중이며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간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진행한다. 16일부터 열흘 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 본(本) 훈련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합훈련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을 감안해 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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