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올림픽 女코치진 비율 10%에 불과
모유 수유 vs 올림픽 출전…女선수에게만 부여된 딜레마
CAS "임신·출산 女선수 배려 정책 필요"
5일 IOC에 따르면 이번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단 규모는 총 1만1090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 비율은 49%에 달한다.
역대 올림픽 가운데 최고의 여자 선수비율이다.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여성 비율은 45%,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23%,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13.2%, 1900 파리 올림픽에서는 2.2%에 불과했다.
근대올림픽의 시작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단 한명의 여성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코치진 구성을 보면 10명 가운데 여성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 동안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에 출전 선수단 가운데 공인된 여성 코치의 비율은 10%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여성 코치의 비율은 11%였으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9% ▲2012년 런던올림픽 12%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로 각각 집계됐다.
IOC 위원 가운데 여성비율은 37.5%에 불과하며, IOC 집행이사회의 경우 33.3%가 여성이다. IOC 위원장에 여성이 오른 적은 한번도 없다.
올림픽 참가를 위해 모성 포기를 강요받는 등 실질적인 성차별 정책도 도마위에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해외관광객 입국을 차단하면서, 선수들 또한 가족들과 동반 입국하는 것을 불허했다.
미국 여자 육상 마라토너 알리핀 튤리아무크는 젖먹이 아이와 도쿄에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조직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투리아무크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여성 운동선수에게는 가족이 꼭 함께 있어야 한다"며 모유 수유가 가능하도록 아이와의 입국을 허용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스페인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모유 75팩을 냉동해뒀다며 사진까지 공개해 화제가 됐었다.
조직위는 결국 지난 7월초 여론에 밀려 모유 수유 중인 선수에 대해 자녀 동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방침을 바꾸었다.
캐나다 전국 챔피언 11연패에 빛나는 복서 맨디 뷔졸드(34)는 올림픽 선발 대회 기간 임신·출산 기간이 겹쳐 대표팀에서 탈락했으나 소송 끝에 출전권을 얻었다.
뷔졸드는 올해 초 예정된 선발전을 통해 올림픽 출전권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레 선발전이 취소됐다. 그러면서 그 이전인 2018년~2019년 대회에서의 성적으로 대표팀을 뽑으려했다.
이 때 출산휴가여서 대회 성적이 없었던 뷔졸드는 자신의 임신 전 순위인 세계랭킹 8위 성적을 인정해 달라했고, 협회는 이를 거부했다.
뷔졸드는 결국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올림픽 대표 선발 기간 동안 임신했거나 출산한 여성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승소 판결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퍼듀대학교 젠더학 교수인 셰릴 쿠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는 남성 참가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설계되고 조직됐다며 "예외 조항을 만들어 특별 대우 취급하는 것 또한 여성 스포츠가 남성 스포츠보다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여성스포츠재단 사라 액셀슨 대변인은 자녀 입국 금지령과 관련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비롯되었지만, 부모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엄마인 운동 선수들의 문제는 우리가 세계적 대유행을 견디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매년 직면하게 될 도전"이라고 말했다.
세계테니스연맹(WTA)은 지난 2018년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40)가 출산을 하고 코트로 돌아온 것을 계기로 출산휴가에서 복귀한 선수들을 위해 순위 보호 제도에 대한 규칙을 변경했다.
복귀 선수들에게 출산이전 순위를 적용해 3년동안 12개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캐나다 복싱 선수 맨디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몇 년 전 복귀했을 때 WTA는 그녀를 위해 규칙을 변경했다"며 "도쿄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모든 스포츠 단체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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