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간 블링컨, 중국이 싫어하는 달라이라마 망명정부 대표 만나

기사등록 2021/07/28 20:23:27
[AP/뉴시스] 28일 인도를 방문한 미국의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인도의 수부라마니암 자이상카 외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의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인도 방문 중인 28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중국이 매우 싫어하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대외 대표를 만났다.

중국은 대륙 점령 1년 뒤인 1950년 티베트를 '해방'시켜 시짱 자치구로 편입했으며 1959년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대중국 봉기를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인도 북부로 탈주해 망명정부(CTA 중앙티베트행정청)를 세웠다.

전날 저녁 인도에 도착했던 블링컨 장관은 인도 외무장관 및 총리 회동 전에 CTA의 은고둡 동충 대외 대표를 만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국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중국과 관계가 나빠질 때면 자연스럽게 티베트 망명정부를 보다 친근하게 대하곤 한다. 최근 중국의 신장 위구르 무슬림에 대한 '제노사이드 및 반인륜 범죄' 의혹을 미국과 서구 강국들이 잇따라 제기하면서 덩달아 이름뿐인 티베트 망명정부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올라갔다.  

중국이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타기하는 인도 망명객 달라이 라마는 2016년 미 백악관을 방문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다. 2018년 초부터 중국 때리기에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 트베트 망명정부의 전임 수반인 롭상 상가이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미 의회는 직후 티베트 정책 및 지지 법을 통과시켰는데 중국 정부 아닌 티베트인들이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과 서장 티베트 주도 라싸에 미국 영사관 건립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블링컨 국무장관은 인도 방문이 처음이고 인도가 중국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강력한 '인도'태평양 중시 노선의 핵심이지만 이번 방문은 하루에 끝난다.

앞서 블링컨 국무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3월 중순 나란히 첫 외유로 한국과 일본을 같이 방문했을 때 직후 블링컨 국무는 중국 최고 외교팀과 만나기 위해 알래스카로 갔고 오스틴 장관은 '쿼드'의 인도로 가 2박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 자이상카 외무장관 및 나렌디라 모디 총리와 만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은 파키스탄과는 직접 맞대고 있지만 인도와는 한 거리 떨어져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미 국무장관이 인도 총리를 만나 분명히 거론할 사안으로 힌두 국수주의 정부의 소수파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인권 학대 우려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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